경찰, '가사도우미 성폭행 의혹' 김준기 전 회장 구속영장 신청

"제출된 증거 고려했을 때 혐의 충분히 인정"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회장.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비서와 가사도우미를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김준기(74) 전 DB그룹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24일 신청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을 체포해 조사한 끝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제출된 증거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영장 신청 사유를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 A씨를 여러 차례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A씨는 이같은 혐의로 김 전 회장을 뒤늦게 고소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이미 여성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도 피소돼 별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버텼고 이에 경찰은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린 뒤 검찰에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

기소중지는 피의자 소재를 찾지 못해 수사 진행이 어려울 때 일단 수사를 중지하는 처분이다. 사유가 해소되면 수사가 재개되고 공소시효도 유지된다.

인터폴 수배와 별도로 경찰은 지난 7월 김 전 회장에 대해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했고 이후 약 3개월 만인 지난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약 2~3주 전 입국 계획을 경찰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입국하면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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