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 통계를 발표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이 2%가 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1% 이상, 정확히는 0.97% 이상이면 연간 2%를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전분기 대비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라고 발표했다. 앞서 1분기 –0.4%, 2분기 1.0%로 성장률이 발표된 바 있다.
박 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0.97%이상이면 연간 2%가 나오고, 4분기 성장률이 그 밑으로 해서 0.6% 이상이면 연간 1.9%가 되는 것같다. 그보다 이하인 경우 연간 1.8%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2% 달성 가능 여부를 직접적으로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다"라며 "현재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한일간 수출분쟁이나 홍콩사태와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어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태에서 4분기 성장률 1%이 되기 위한 관건은 민간부문 성장기여도가 3분기 들어 플러스로 전환됐는데, 추가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확대되느냐에 있다"며 "또 하나는 이월·불용예산 최소화로 금년 재정지출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느냐"라고 덧붙였다.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0.2%p에서 3분기 0.2%p로 전환됐다. 정부부문은 반대로 1.2%p에서 0.2%p로 낮아졌다.
4분기 1% 성장에서 0.5%p씩 각각 절반을 뒷받침하려면 민간과 정부 모두 3분기보다 성장기여도가 0.3%p씩 더 늘어나야 한다. 기여도를 3분기에 비해 2배 늘려야 하는 상황이나, 수출·내수의 둔화나 재정 여력 감소 등에 따라 간단치 않아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연간 성장률이 2% 미만인 해는 1956년(0.7%), 1980년(-1.7%), 1998년(-5.5%), 2009년(0.7%) 등 4번이다. 이 가운데 1980년(오일쇼크), 1998년(IMF외환위기), 2009년(글로벌금융위기)은 대외 여건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전후복구기이자 농업기반 경제였던 1956년은 흉년이 들어 성장세가 꺾였다.
박 국장은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과 관련해 "10년전 글로벌금융위기 때의 1% 성장과 지금의 1% 성장을 비교하면 지금이 더 충격이 크다고 하기 어렵다. 10년전 잠재성장률에 비해 현재의 잠재성장률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5년 단위로 추정한 연평균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5.0~5.2%, 2006~2010년 4.1~4.2%, 2011~2015년 3.0~3.4%, 2016~2020년 2.7~2.8%로 하락했다. 최근 추정된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은 2.5~2.6%다.
그는 "성장률 하락에는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국내적으로도 진행되는 투자조정 등 두가지 영향이 섞여 있다. 우리 경제의 추세적 성장률은 하락세"라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주요 수출품목의 경쟁력 유지,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의 생산성 확보,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국면 극복이 주요 이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