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선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제작진과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기독교 온라인 커뮤니티 '전도사닷컴'과 협력해 이번 행사를 개최한 필름포럼 성현 대표는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는 여러모로 한국교회가 사회 속에서 어떤 자리매김을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 시대에 작은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며, "이 영화를 단순히 상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작진과 관객들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훨씬 더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영화를 관람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이재정 의원은 "영화에 나오는 북간도 지역의 기독교인들의 행적들이 유언이 되어 우리에게 숙제들로 남겨졌음을 느낀다"며, "우리 역시 그저 뿌려놓은 것을 거두는 세대가 아니라 어떤 십자가를 지고 무언가를 심는 세대가 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또 이 의원은 "영화를 보는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기독교인임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기독교인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며 시대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할 지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 행사는 전도사닷컴 편집장 박종현 목사가 사회를 맡고, 영화를 제작한 CBS 반태경 PD와 영화에서 프리젠터 역할을 맡은 심용환 역사학자가 대화자로 나서 진행됐다.
심용환 역사학자는 먼저, 특별히 다른 지역보다도 북간도 지역의 민족운동사에 주목한 것에 대해 성경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 학자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일을 펼쳐나가실 적에 아무도 기대하지 못하거나 모두가 우습게 봤던 그곳에서 가장 약한 자들에 의해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하시듯이 이 북간도의 이야기라는 것은 가장 버림받은 이 가난하고 궁핍한 땅의 가장 버림 받은 사람들이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과정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반태경 PD는 "영화에서 조명하는 문익환, 문동환 목사의 통일 운동 행적에 대해 불편해 하는 시각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특정 인물을 재평가하거나 칭송하기 위함이 아닌 자기의 안위를 버리고 조국과 민족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제작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또 이 자리에선 영화를 통해 지금의 한국교회를 들여다 보기도 했다.
자신이 비기독교인이라고 밝힌 한 관객은 "민족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들을 보면 기독교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지만, 지금의 한국교회를 바라볼 땐 그런 생각이 반감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반태경 PD는 지금의 한국교회는 물신주의와 제국주의로 얼룩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100년 전 북간도에서뿐 아니라 부정한 모습과 체제들을 넘어서려는 저항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음을 함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우리를 향한 문 목사의 부름을 떠올리며,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교회의 진정한 의미와 역할을 고민해 볼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전도사닷컴 SNS를 통해 생중계됐다.
오는 29일에는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은 류형선 작곡가와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 필름포럼 조현기 프로그래머 등이 참여하는 두 번째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