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가 변화를 택한 이유는 23일 서울 신사동 CGV 청담 씨네시티 3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강승윤은 "기존에 해왔던 청량하고 밝은 이미지에서 변신하고 싶어 전체적으로 무거운 톤의 곡인 '쏘쏘'(SOSO)를 타이틀곡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수록곡 5곡 중 위너의 변화를 알리기에 제격인 곡으로 낙점된 '쏘쏘'다. 이별 후 덤덤한 척하는 모습과 아픔이 휘몰아치는 내면의 상태를 동시에 담아낸 곡으로 팝, 댄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어우러졌다.
작곡에 작사에 모두 참여한 강승윤은 "아픈 경험을 한 뒤 주변에서 위로 차원에서 '괜찮냐'고 물었을 때 힘든 걸 티내고 싶지 않아 '그냥 그래'라고 답하는 상황을 표현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칼군무'를 준비했다"며 무대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송민호는 "많은 분이 위너 하면 여름을 떠올리시는데, 사실 위너는 원래 가을이었다"고 웃으며 "저희 노래가 가을처럼 쓸쓸한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쓸쓸한 분위기의 곡이었던 데뷔곡 '공허해'와의 차이점을 묻는 말에는 "'공허해'가 추워지기 직전 초가을에 입는 트렌치코트 느낌이라면 '쏘쏘'는 늦가을에 입는 트렌치코드라고 할 수 있다"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헤어스타일 변신에 대해 이승훈은 "데뷔하고 나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는데 더 이상 할 스타일이 없었고 음악적으로, 비주얼적으로 확실히 바뀐 모습을 임팩트 있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잘 어울릴까 하는 고민도 있었는데 때묻은 지난날을 확실히 잘라내고 새출발하기 위해 머리를 잘라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뮤직비디오에서 파격적인 전라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도전에 대해 이승훈은 "내면에 있는 외롭고 상처 받아있는 솔직한 모습을 비주얼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헤어스타일, 의상, 액세서리 없이 힘들고 상처받아 있는 저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고 현대사회에서 상처받은 채로 사는 이들을 대변하고 싶기도 했다"고도 했다.
또한 이승훈은 "원래는 속옷을 입고 촬영했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아쉽더라. 그래서 마치 박세리 선수가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갈 때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속옷을 벗고 임했다"는 에피소드를 밝힌 뒤 "대한민국에서 속옷을 벗는 감성을 아는 아이돌을 찾기 어려우실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관련 물음에 강승윤은 "마음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기사도 보고, 여러 가지 사람들의 반응도 보게 되니 마음고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다행히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있었다"며 "페스티벌, 대학축제, 행사 등을 통해 치유 받으면서 빨리 다음 앨범을 열심히 준비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고 했다.
YG 대표 프로듀서를 맡던 양현석은 세금탈루 및 성접대 의혹에 휩싸여 구설에 오른 뒤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업무에서 손을 뗐다.
강승윤은 "피드백을 받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없어지다 보니 저희와 '팀 위너'(YG 내 위너 전담팀)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했다"며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 파격적 장면이 많았는데 '이 방향이 맞는 걸까' 하면서 회의를 진짜 많이 했고, 감독님과 미팅만 여섯 번을 하며 수정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위너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강승윤은 "저희가 오롯이 해야 하는 앨범이었기에 멤버들과 얘기를 많이 했다"며 "확실히 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책임이 저희에게 돌아와서 힘든 면이 있었는데, 그렇기에 저희가 하고픈 메시지를 넣을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번 앨범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승훈은 "보여주고자 했던 스타일이고 이야기하고자 했던 내용이다. 정말 하고 싶었던 걸 솔직하게 앨범에 담아냈다"고 말을 보탰다.
"저와 진우 형의 경우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더욱 진지한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며 진정성을 담아내려고 했다"고도 했다.
위너는 이날 새 앨범의 전곡 음원을 공개하고 공백을 깬다. 오는 26일과 27일에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난다.
김진우는 "1등을 하면 좋겠지만 저희를 기다려주신 팬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일 것 같다"고 했다.
강승윤 역시 "멤버들 중 음원차트 확인을 가장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목표한 바가 이미지 변신이었는데 팬들이 만족해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