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미군이 주둔하는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전반을 거론한 것이지만, 현재 한미 양국이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에스퍼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가 미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비용을 낸다고 말하는데 어떤 뜻으로 말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그리고 내가 취임한 이래 줄곧 모든 동맹들이 방위비를 분담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주둔국의 지원이 됐던, 유럽의 동맹들이 GDP(국내총생산 대비 방위비 비율)를 늘리는 것이 됐던지 간에 핵심은 비용 분담을 돕는 것"이라며 "사우디는 작전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돕겠다고 합의했고 이는 이례적인 것도 아니고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되면 미군이 용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미군은 용병이 아니다. 용병은 돈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고, 우리는 동맹을 방어하고 이란(같은 적국)이 나쁜 행동을 하는 것을 억제하며 국제적인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지키는 일을 한다"고 반박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사우디가 비용을 분담하는 것은 아시아나 유럽의 다른 동맹들에게도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며, 그것은 주택이나 주둔지 제공, 배치 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분담하는 등 여러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차 질문이 나오자 "방위비 분담은 여러 형태를 띠고 있다. 여기에는 적어도 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는 것이나 기지와 기지 공공요금 지불이 포함되며, 아울러 배치 비용을 덜어주는 것도 방위비 분담이라는 광범한 항목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이 우리나라와의 SMA협상에서 방위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가운데 에스퍼 장관이 방위비 분담의 형태로 주택과 주둔지 제공 등도 언급하면서, 이것이 협상에서 감안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비용을 부담한 미군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는 미군의 해외 주둔기지 가운데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