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헌법수호’ 외쳤지만.. 불안한 평화주의 체제”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된 일왕 즉위식
‘헌법수호’ 선포한 일왕, 아베와 대비
200년 만 생전 퇴위, 현대화로 변모
천왕 중심국가로 가자는 우익 세력들
일왕제는 ‘필요’, 일왕 평화주의 ‘불필요’
이낙연 총리 24일 일왕과 공식 면담
10분+α 만남이지만 의사표현 전달할 듯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0월 22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영채 (게이센여학원대 국제사회학과 교수)     


◇ 정관용> 오늘 일본에서는 제126대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이 열렸죠. 우리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을 했고요. 일본 현지의 반응 또 앞으로 일본 정치에 미칠 영향 등등 점검해 보겠습니다. 일본 게이센여학원대학 국제사회학과 이영채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영채>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일왕 즉위식 일본 일반 국민 대중들의 관심도 높습니까?

◆ 이영채> 국민들이 생전 퇴위가 이루어졌었고 거기에 또 즉위식이 공식으로 되는 거기 때문에 관심들은 많은 사안인데요. 일본이 이번에 태풍 피해도 있고 또 어제부터 큰 비가 내렸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렇게 크게 띄우기가 어려운 것 같고 차분한 분위기에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방금 언급하셨는데 전 왕인 아키히토 전 왕이 살아 있는데 왕위를 넘겨준 거 아니에요.

◆ 이영채> 그렇죠. 원래 일본의 일왕 체계는 전 왕이 사망했을 때 이게 동시로 계승이 되는 건데 지금 아키히토 전 상왕이죠. 이분이 원래는 아베 수상의 헌법 개헌의 움직임이 있어서 이것에 대해 대항한다는 뜻으로 이게 생전 퇴위를 하겠다고 선언을 한 건데 올해 5월 1일날 원래 일왕의 즉위식이 있었죠. 이번 행사는 5월의 즉위식이 어떻게 보면 혼약식이라고 본다면 이번 행사는 공식적으로 결혼식에 비유하면 피로연이라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오늘 행사는.

◇ 정관용> 이게 약혼식, 혼약식도 하고 피로연도 하고 절차가 나름 복잡하네요.

◆ 이영채> 그렇죠. 약 6개월에 걸쳐서 새로운 왕의 어떤 등장과 그 시대를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뜻이겠죠.

◇ 정관용> 조금 아까 언급하신 헌법 개정 문제 관련해서 전 왕 아키히토도 그렇지만 오늘 즉위한 나루히토도 헌법 준수라는 표현을 오늘 썼다면서요?

◆ 이영채> 그렇죠. 전 아키히토 일왕은 자기 아버지 쇼와시대에 대해서 전쟁에 반성을 항상 많이 했었고 또 그리고 평화헌법 준수 이야기를 항상 해 왔었는데 이 나루히토 일왕은 이것을 계승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해 왔었고요. 그리고 오늘 이 즉위식에서 아베 수상을 정면에다 놓고 평화헌법을 준수하겠다 그리고 세계 평화를 준수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한 건데 이것은 좀 더 해석을 해 보면 일본은 평화헌법을 개정하지 않고 그리고 전쟁에 참여하는 나라가 되지 않도록 일왕이 노력하겠다고 전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준 거거든요. 아마 아베 수상 입장에서는 난처했을 거고 즉 아베 수상의 헌법개헌에 대한 명확한 반대라는 뜻도 표현을 하고 있다라고 해석을 해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아무리 일왕이 상징적 존재고 일본 정치에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하지만 앞에 제가 처음에 일반 국민, 대중적 관심이 높으냐라고 여쭤봤던 게 그래도 국민의 상징적 추앙을 받는 일왕이 이런 평화헌법 준수 의지를 천명했다. 뭔가 작심하고 한 거 아니에요.

◆ 이영채> 그렇죠. 일본 국민들 속에서는 아베 내각이 워낙 우경화되어 있고 또 역사 수정주의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일왕의 평화주의에 대한 나름대로 지지는 많아요. 이게 또 생전 퇴위라는 200년 만에 보는 새로운 행사이기 때문에 이 젊은층에게는 이 천황의 즉 일본 왕의 취임식 같은 게 신선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이게 모던틱한, 현대화된 일왕으로 이렇게 변모하게 되는 계기도 되어서 대중성을 띠고 있는 이런 행사들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자리에서 아베 총리 들으라고 이런 말 한 거 아니냐, 이거죠. 제 질문은.

◆ 이영채> 그렇죠. 이것은 아마 일왕계가 평화헌법을 지켜오는 건데 물론 여기에는 한계도 있어요. 일왕계가 평화헌법을 지킨다는 것은 물론 평화주의도 있지만 이것은 전후에 어떻게 보면 쇼와 전 천황이 전쟁범죄로 기소가 돼서 사형을 당할 수도 있었는데 기소가 되지 않고 오히려 평화헌법을 만들고 상징 일왕이 되면서 명맥을 유지해 온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이영채> 그렇게 따지고 보면 평화헌법이 전제해야만 일왕계는 다시 전쟁에 빨려들지 않고 자기 일왕계를 지켜나간다는 의미에서 일본의 평화헌법 구조와 일왕은 공정관계이고 이것만 가지고도 일왕은 어떻게 보면 평화를 유지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아베 수상은 오히려 이것을 바꾸겠다고 하는 거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일왕계가 저항을 하고 있고 명확하게 지금 현재 상징 천황제, 즉 일왕계를 계속 추진하고 싶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죠.
제126대 나루히토(德仁·59) 일왕 즉위식 현장.(사진=일본 정부 제공)

◇ 정관용> 그런데 또 일본 내 우익 세력들은 과거처럼 그냥 상징적 존재인 일왕이 아니라 천황 중심국가로 가자 이런 목소리도 한다면서요?

◆ 이영채> 우익 입장에서 보면 천황제 즉 일왕제라는 것은 뭘 의미하냐면 전전에 일왕이 군통수권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전쟁을 선언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절대 천왕제로서 지금 현재 체제를 이해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게 전후에는 상징 천황제라는 이름으로 이것들이 없어졌기 때문에 즉 지금 현재 일왕이 평화주의를 고수한다고 한다면 일본이 진정으로 천황제 국가라고 한다면 우익들도 현재 일왕이 평화주의를 따라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이들은 어떻게 보면 천황제는 필요하지만 지금 현재 일왕의 평화주의는 필요없다라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진정으로 우익들이 일본의 천황제를 따르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이것을 이용하려고 하는 건지 이런 부분이 명확하게 구별이 돼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고 앞뒤가 안 맞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본의 우익 세력들은 천황제로 복귀하면서 지금 일왕도 갈아치우려고 하는 거 아니냐. 그래야 앞뒤가 맞는 거 아니에요.

◆ 이영채> 그럴 수도 있죠. 만약에 지금 나루히토 일왕 같은 경우는 상왕, 즉 아키히토 일왕이 살아 있어서 이들의 평화주의 노선이 함께 유지되고 있는데 지금 나루히토 일왕 같은 경우는 밑에 아들이 없거든요. 일본 일왕계는 남자를 중심으로 부계 전통 계승이 있기 때문에 만약에 상왕이 돌아가시고 나서 현재 나루히토 일왕이 평화주의 노선을 계속 고수했을 때 만약에 일본의 우경화된 세력들이 이 평화주의 노선을 계속 인정할 것인가. 경우에 따라서는 남동생 아키시노미아라는 이 남동생 우경적인 성향이 있는데 아마 그쪽으로 빨리 바꾸고자 하는 의도도 장래에는 있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조금 보면 불안한 일왕의 평화주의 체제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불안한 일왕 평화주의체제, 한마디로 그게 딱 지금 현 상황을 요약하는 거로군요. 그나저나 세계 각국에서 많은 축하 사절들이 왔는데 이낙연 총리 별로 눈에도 안 띌 것 같아요,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는. 어때요?

◆ 이영채>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방일을 하지 않아서 한일 간에 극적인 계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보도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온 것도 아니고요. 국가 간에 이건 원수급들이 온 행사는 아닙니다.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이낙연 총리가 온 것은 현재 한일 관계를 봤을 때도 일본 미디어들도 주목을 하고 있고 물론 이게 결정적인 계기는 아니겠지만 한일 간에 새로운 하나의 우호 관계를 다시 만들기 위한 의지의 표현 아니냐라고 기대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내일 아베 총리랑 잠깐 만난다면서요?

◆ 이영채> 오늘은 일왕의 연회가 저녁에 열리고요. 그리고 내일은 아베 총리가 국내외 내빈들에 대한 연회를 열어서 여기에 이낙연 총리가 참여는 하지만 모레 24일 아베 수상과 공식적으로 면담이 약 10분 플러스 알파 정도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따로 만나는 건 내일 모레?

◆ 이영채>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10분 플러스 알파밖에 안 돼요?

◆ 이영채> 이게 약 50명 이상의 국내외빈들을 아베 수상이 만나기 때문에 형식적인 자리이기는 하지만 한일관계가 정치 지도자들의 최근에 공식적인 오랜만의 만남이기 때문에 아마 단지 형식적인 인사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고 또 이낙연 총리가 아베 수상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두 인간적인 관계에 의해서 조금은 정치적인 의사표현과 어느 정도 나름대로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일본 언론들도 그런 대목을 주목하고 기대들 하더라, 그 얘기인 거죠?

◆ 이영채> 그렇죠.

◇ 정관용> 함께 지켜볼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이영채> 수고하십시오.

◇ 정관용>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국제사회학과 이영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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