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영국 출신 콜린 벨 감독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영국 레스터 출신으로 20대에 독일로 이주해 선수와 지도자로 생활했다. 이 때문에 현재 영국이 아닌 독일에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독일색이 짙은 축구인이다. 지도자 수업도 독일에서 마쳤다.
최근 잉글랜드 2부리그 챔피언십 소속 허더스필드 수석코치로 부임했던 것도 독일 출신의 얀 지베르트 감독의 영향이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부임 후 약 두 달 만에 지베르트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며 벨 감독 역시 새로운 직장을 찾는 신세가 됐다.
콜린 벨 감독의 지도자 경력 30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과거 자신이 활약했던 마인츠에서 2군 팀을 지도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2019년 현재 세계 최고의 축구 지도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것이 바로 2001년 마인츠다.
클롭은 마인츠에서 현역 은퇴 후 곧장 지휘봉을 잡았고, 이때 2군을 책임졌던 이가 바로 콜린 벨이다. 벨은 2005년 프로이센 뮌스터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23세 이하 선수들을 지도하며 클롭 감독과 함께 마인츠의 축구를 책임졌다.
클롭 감독과 함께한 경험은 고스란히 철학을 공유하는 사이가 됐다. 벨 감독은 “클롭 감독은 높은 템포의 에너지 넘치는 경기를 추구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항상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자신감과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원만한 관계가 우리가 공유하는 축구 철학”이라고 소개했다.
벨 감독은 세 가지 철학 중에서도 선수와의 원만한 관계를 최우선 목표로 꼽았다. “선수의 역량과 전술을 논하기 전에 선수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클롭 감독 역시 이 점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수의 마음을 얻은 뒤에야 선수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