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법원에 따르면 오는 23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송경호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뤄진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는 명재권·송경호·신종열·임민성 등 4명의 부장판사가 영장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 이들은 통상 1주 단위로 두 명씩 돌아가며 구속영장 심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미국 대사관저 침입' 사건과 관련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7명을 명 부장판사와 각각 1명, 6명씩 나눠 구속 필요성을 심사했다. 금주 영장심사 담당이 송 부장판사와 명 부장판사임을 고려한다면 법원은 두 사람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무작위 배당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출신의 송 부장판사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2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구지법 김천지원,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거쳐 2011년 부장급인 서울고법 판사를 지낸 뒤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으로 근무했다.
지난 2018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 중인 송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신종열 부장판사와 함께 영장전담 재판부로 배정됐다. 정 교수 이전에도 사회적으로 굵직한 이슈와 관련된 인물들의 영장을 다수 맡아 심사해왔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 당시 빅뱅 전 멤버 승리의 카카오톡 단톡방(단체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에 대해 "범죄혐의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특히 지난 5월엔 정 교수와 비슷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았던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서도 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혐의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로 '삼바(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를 일선에서 이끌었던 송경호 검사는 현재 정 교수가 연루된 '조국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재직 중이다.
충북 보은 출신의 송 차장검사는 나이는 송 부장판사와 동년배지만 연수원 기수로는 한 기수 아래인 후배다.
송 차장검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0년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구지검 안동지청, 광주지검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과 법무부, 대검찰청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지난 2017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근무하며 '사법농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의 주요사건들을 수사해온 '특수통'으로 꼽힌다. 지난 8월 법무부 정기인사를 통해 3차장으로 승진한 이후로는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포함한 중앙지검 내 특수부 수사를 감독하는 실무 책임자와 수사공보의 역할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