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야당 말 들으면 인기" 문재인 "워낙 전천후로 비난해서"

황교안·나경원 '조국' 쓴소리에 文, 법원 개혁안으로 화제 돌려
文 "민생 절박한 과제, 국회도 에산안 관심을" 黃 "국민 분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어색한 인사를 주고 받았다. 황 대표는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 언급을 했고, 문 대통령은 애써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 여야 당 대표들과의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과 관련해 날을 세우고 있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국회의장님과 이자리에서 처음 본 게 제가 2017년 출범 직후에 그때"라며 "일자리 추경 때문에 국회에 예산안 설명하기 위해 이번에 4번째 국회 방문했다. 예산심의에 도움 많이 됐으면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특히 지금 경제활력과 민생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며 "정부부처에서도 노력하겠지만 국회도 예산안 법안 관심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문 대통령과 문 의장은 외교 관련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런던 중 한국당 황 대표는 불쑥 조 전 법무부장관 이야기를 꺼냈다. 황 대표는 "조 장관 관련해서는 잘 해주셨다"며 "다만 임명한 후 국민의 마음이 분노하고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문 대통령은 미소만 지은 채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에서도 법원 개혁안을 냈죠"라며 아무런 대꾸 없이 애써 말을 돌렸다.

그러면서 "법원을 개혁하는 법도 좀 계류가 돼 있지 않나. 협력을 구하는 말씀을 해달라"라고 했다.

황 대표의 지적 후에도 조 전 장관 사태에 대한 야당 지도부의 비판은 이어졌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눠진 국론 분열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열린 마음으로, 광화문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고,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평소에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 많이 귀담아 주시고 하면 더 대통령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해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야당 지도부의 연이은 지적에 문 대통령은 "그런데 뭐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라며 소리내 웃었다고 환담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일왕 즉위식에 축하 사절로 간 이낙연 총리를 언급하며 한일 의원 간 교류 현황에 대해 물었다.

이에 문 의장은 "(교류가) 많이 있었고 저도 많이 접촉했다. 또 내달 도쿄에서 G20 국회의장 회의가 있어 깊숙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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