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숨을 고를 때마다 거의 매번 박수를 쳤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가위표를 치거나 귀를 틀어막는 등 완강하게 반대 의사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일어서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악수를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입장부터 퇴장까지 야당 쪽에서 박수소리는 터져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규탄 현수막이나 손피켓 등도 등장하지 않았다.
야당이 침묵을 지키는 동안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28번의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예산안 시정연설 때는 모두 22번의 박수가 나왔다.
야당의 야유는 문 대통령이 "평균·청년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말하자 일부 야당 의원들은 몸을 움직이며 장내가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하자, 야당 의원들은 "조국", "사과하라" 등을 외쳤고 비웃음도 터져나왔다.
조 전 장관의 두 자녀를 둘러싼 입시 부정 의혹에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가 흔들린 상황에서 어떻게 또 '공정'을 언급하느냐는 의미다.
야당 의원들의 야유가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도 질세라 박수로 대응했다.
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거론하자 듣기 싫다는 듯 귀를 틀어막은 채 고개를 숙였다.
같은 당 민경욱·윤한홍 의원은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을 말하자 머리 위로 가위표를 치는 등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들의 자리를 보며 연설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이후에도 문 대통령이 계류 중인 유치원 3법과 소방공무원국가직전환법 등 민생법안 통과를 요청하자 "야당과 시비를 하지 말든가", "협치를 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여야는 내내 엇갈린 반응을 보였지만, 연설이 끝난 뒤엔 야당 의원들도 문 대통령과 비교적 환한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 부의장, 나경원 원내대표, 윤상현·김성태·김세연 의원 등과 악수를 한 뒤 다시 여당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본회의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