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인 김성복 목사는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정부도 통합에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도 "다양한 색깔이 모여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며 "다양한 악기가 모여 오케스트라가 되듯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규정하지 말고 국론을 한곳으로 모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이 '협치의 어려움'과 정치 공방이 국민 갈등을 증폭시키는 문제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한 것에 대해 종교계 지도자들이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송범두 천도교 교령 또한 "'여우와 두루미'라는 동화는 역지사지를 못해서 생겨난 것"이라며 "종교 간, 사회 간 통합을 위해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생각이 다양한 것은 그만큼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증오와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전세계 국가들의 공통된 과제"라고 답했다.
이어 "다양한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좋지만 관용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종교계 지도자들은 남북관계나 검찰·교육 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김영근 성균관 관장은 "정치권은 현안만을 가지고 싸우지 말고 먼 미래를 보고 준비해야 한다"며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인구문제, 계층 간 갈등, 자살률 급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통교육의 부활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이홍정 목사는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분단과 냉전으로 인한 적대감을 극복하고 평화, 번영, 통일을 본격화하는 '행동하는 정부'"라며 "현재 북미관계가 장벽을 넘지 못해 남북 공조 또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남북의 평화적·자주적 공조가 유보돼서는 안 된다"며 적극성을 당부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도 "교육 개혁은 지엽적 문제를 풀 게 아니라 바른 철학과 윤리의식 교육을 통한 개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보수와 진보가 바라는 궁극적 목표는 모두 같을 것"이라며 "종교가 종교 간 화합을 위해 발전해왔듯, 국민들 사이의 화합에도 힘써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