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저 월담 대진연, 민중당과 연관 깊어"

대진연 공동대표, '민중당' 가입하고 지방선거 출마
민권연대 계승한 '국민주권연대'와 공동 시위 주최
사정당국 관계자 "순수 대학생 모임 아닌 특정세력 결탁한 정치활동"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들어가 기습 시위를 벌인 대학생 7명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최근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농성을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배후를 두고 의심하는 눈초리가 짙다. 명칭에는 '대학생'을 내걸었지만 정치 세력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각종 시위를 계획적이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진행하는 모양새가 이같은 추측에 더욱 무게를 싣는다. 취재 결과 대진연은 옛 통합진보당 후신인 민중당과 인연이 깊었고, 시위를 주도하는 세력도 대학생보다는 일반인 운동가가 많았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21일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대진연은 민중당과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진연 공동대표 김한성씨(30)는 지난 2017년 12월 민중당에 가입했다.

민중당은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통진당 출신들이 주축을 이뤄 만든 당이다. 각종 집회·시위에서마다 내란음모죄로 징역 9년형을 확정받은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해오고 있다.

김씨는 민중당 가입 당시 "민중당을 강화하는 게 적폐 청산과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길"이라며 "대학생들은 진보정당인 민중당 입당으로 진보정치를 함께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진연 공동대표 이나현씨(27·여)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중당 소속으로 경기 김포시의원에 출마했다. 김씨와 이씨는 또 같은해 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한을 환영하며 결성한 '백두칭송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들어가 기습 시위를 벌인 대학생 7명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민중당 이외에도 대진연은 국민주권연대와 여러 시위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백두칭송위원회를 포함해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는 집회와 최근 반일 반자유한국당 범국민대회 등이 그 예다.

국민주권연대 윤기진(44) 공동의장은 국가보안법 위한 혐의로 옥살이를 한 인물이다. 윤 의장 부인은 과거 '종북 콘서트'로 논란을 빚었던 황선(45)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으로, 지난 2012년에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통진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국민주권연대의 주축인 민권연대는 2010년 대법원에서 이적 단체라는 판결을 받고 해산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계승한 단체로 알려졌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수사기관은 대진연이 대학생들의 순수한 사회운동이라기보다는 국민주권연대 등과 결탈한 집단 정치 활동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소포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는 대진연 간부 유모씨도, 이번에 미국대사관저 월담을 주도한 박모씨도 모두 여러 진보단체에 적을 둔 운동가로 전해졌다.

경찰은 미국대사관저를 기습 침입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대진연 회원 19명 가운데 9명에 대해 지난 1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이 이들 가운데 7명의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날 오후 3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열렸다.

체포된 대진연 회원들은 모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시설에 대한 경비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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