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갖고, 국민 통합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 종교지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가졌을 당시에도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한 역할을 당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나 공수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들의 공감을 받았던 사안들도 정치적인 공방이 이뤄지면서 다시 국민들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국면을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더 높아지고 정치적 갈등은 곧바로 국민들 사이의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국민들 사이에 공정에 대한 요구가 아주 높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은 소중한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런데 이번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국민들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며 "불법적인 반칙·특권 뿐만아니라 합법적인 제도 속에 내재된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치가 아주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공정에 대한 논의마저도 "건강한 논의나 구체적인 논의 없이 정치적 공방거리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화합을 위해서 대통령인 저부터 우리 정치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역시 종교지도자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셔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외에도 남북관계나 우리 경제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에 대한 지혜로운 말씀을 청하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원행 스님(조계총 총무원장)은 "지난 2개월 동안 우리 사회는 적지 않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우리 종교인들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우리 사회를 가장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시다면, 흔들림 없이 그 길을 더욱 힘차게 걸어가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저희 종교지도자들 또한 우리 사회의 통합과 평화, 그리고 보다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 국정 운영에 모든 힘을 보태고 함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과 지난 2월 7대 종단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이홍정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