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의 민낯…"일 실패는 용서해도 의전 실패는…"

SBS스페셜 '레드카펫 – 의전과 권력 사이'

사진=SBS 제공
"일의 실패는 용서해도 의전에서의 실패는 용서하지 못한다" – '의전의 민낯' 저자 허의도

"임원들이 상관의 지시를 따르는 이유는 그들의 상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상관이 가라고 하는 길에 대해서는 전혀 확신하지 않았다" - '한국인은 미쳤다!' 저자 에리크 쉬르데주(전 대기업 해외법인장)

20일(일) 오후 11시 5분 방송되는 SBS스페셜에서는 '레드카펫 – 의전과 권력 사이'라는 주제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의전 노하우를 알아본다. 이를 통해 이른바 '과잉의전'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것이 어떻게 조직 경쟁력을 떨어뜨리는지 살펴본다.

'의전'(儀典)은 상대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예절이다. 의전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면에서는 치밀한 시나리오와 고도로 조율된 절차와 원칙이 작동하고 있다.

의전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과잉의전, 이른바 '황제의전'으로 일반인들에게 불편을 끼쳐 물의를 빚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까닭이다.


박정희 전두환 등 권위주의 정부 시기에는 권력자에 대한 대접이 어느 자리에서나 최우선이었다. 국민은 권력자의 심기를 편하게 하는 데 동원되기 일쑤였다.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각종 공식 행사에서 시민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 정부에 들어서는 정부기관들이 앞 다퉈 의전 간소화 계획을 내놓고 지자체들도 연이어 탈권위를 선언하고 있다.

제작진은 "권위적이며 수직적 서열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의전은 특정한 상황에만 필요한 예절이라기 보다 윗사람에 대한 충성을 뜻하는 것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도 이의 제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시간이 갈수록 조직은 비효율적이 되고 서열주의와 의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젊은 인재들은 조직을 떠나거나, 애초에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고 부연했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대기업들은 조직문화를 바꾸고 의전을 간소화하거나, 심지어 의전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젊은 직원들에게는 여전히 와닿지 않는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상명하복이나 서열주의를 넘어서 상대를 배려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좋은 의전은 무엇인지도 공유한다"고 전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