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서초동에서 울러 펴졌던 '조국 수호·검찰개혁' 구호는 국회가 자리한 여의도에서 '검찰개혁·공수처 설치'로 바뀌어 울려 퍼졌다. '조국 퇴진' 요구가 빗발쳤던 광화문에서는 자유한국당 주도로 '문재인 정권 개혁·공수처 반대' 목소리가 번졌다.
◇ 국회 앞으로 옮겨 온 '서초동 촛불'…"검찰개혁법안 신속 통과돼야"
이들은 최근 서초동 앞에서 집회를 열어왔지만 이번에는 국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 설치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기 위한 행보다.
참가자들은 국회 앞~서강대교 남단 부근, 국회 앞~산업은행 부근 도로를 메운 채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의 손에는 "응답하라! 국회", "설치하라! 공수처" 등이 쓰인 팻말이 들렸다.
무대에 오른 건국대학교 최배근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을 떠안자마자 아무도 하지 못했던 비입법 검찰개혁 과제를 35일 만에 궤도로 올려놨다"며 "이제 남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국회의 몫이자 국민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진성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고위공직자들이 자신의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온갖 부정부패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끝장내고 청렴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국회 앞에서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자유연대 측은 오후 2시부터 "적폐청산연대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집회 도중 KB국민은행 벽면에 "정경심 구속", "조국 구속", "공수처 반대"가 적힌 레이저를 쏘는 등 시민연대 측과 신경전을 이어갔다.
◇ 한국당, 광화문서 '반문(反文) 장외투쟁'…"공수처 반대"
한국당 지도부는 여당이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공수처 설치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반문(反文)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개혁의 칼 끝은 검찰이 아닌 문재인 정권을 향해야 한다"며 "지금 검찰은 일을 잘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여권에서 '조국이 끝났는데, 무슨 장외집회냐'라고 하지만 여기서 멈출 것이 아니라 더 가열차게 싸우고,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짜 검찰 개혁은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 임기 2년을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측은 이날 집회에 10만 명이 모였다고 자체추산했다.
한편 경찰은 광화문 일대와 여의도, 서초동 등에 약 129개 중대, 8천여 명의 경비병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