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가 빨라졌다…하나은행-BNK 강렬했던 개막전

부천 KEB하나은행,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서 BNK에 승리
국가대표 강이슬 2쿼터에만 21득점…총 30득점 맹활약
양팀 모두 빠른 농구 강조…화끈한 공격농구로 돌풍 예고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 강이슬(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등번호 11번)이 19일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의 개막전에서 동료들에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지난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나온 한경기 전반전 양팀합산 최다득점 기록은 93점이다. 막강한 전력으로 결국 우승을 차지한 청주 KB스타즈가 2019년 3월10일 청주 홈경기에서 전력이 약한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전반을 50대43으로 끝냈다.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가 개막 첫경기 만에 지난 시즌 전반전 양팀합산 최다득점 기록을 넘어섰다.

부천 KEB하나은행은 19일 경기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 썸과의 공식 개막전에서 전반까지 53대42로 앞섰다. 경기 첫 20분동안 양팀이 무려 95점을 퍼부은 것이다.

여자프로농구의 이미지 중 하나는 경기 템포가 다소 느리고 저득점 양상의 경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번 시즌부터 나란히 새로운 사령탑으로 데뷔하는 이훈재 KEB하나은행 감독과 유영주 BNK 감독 모두 경기 템포를 끌어올리고 슛 시도 횟수를 늘리는, 팀의 장점을 살리면서 농구 팬도 즐겁게 만드는 농구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훈재 감독은 경기 전 "페이스(pace)를 올려 슛 시도를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고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빠른 농구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유영주 감독은 "빅맨 모두 속공 참여가 가능하고 이를 활용한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경기는 홈팀 KEB하나은행의 82대78 승리로 끝났다. 간판스타 강이슬은 2쿼터에만 21점을 몰아넣는 등 총 30득점(3점슛 6개) 5리바운드 퍼부어 팀 승리를 견인했다.

고아라는 경기 막판 결정적인 3점슛을 포함해 14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렸고 신지현은 12득점 5어시스트를 보탰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했다.


BNK는 득점력이 뛰어난 외국인선수 단타스를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나은행의 외국인선수 마이샤 하인즈 알렌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소속팀의 파이널 진출로 인해 개막전 전날 한국에 입국한 관계로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단타스는 골밑을 장악했다. 활동 범위는 넓었다. 하이포스트와 3점슛 라인을 오가며 스크린과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공격 동선을 열어주는 역할도 잘했다.

무엇보다 양팀의 페이스가 눈에 띄었다. 모두 적극적으로 속공에 참여했다.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 슛 기회가 생겼을 때 슛 시도를 주저하는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하며 난타전 양상의 경기 운영을 계속 했다.

외국인선수가 뛰지 못하는 2쿼터는 하나은행의 국가대표 강이슬이 지배했다. 2쿼터에만 21점을 몰아넣었다. 속공 과정에서 빠르게 슈팅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이 발군이었고 1대1 역시 탁월했다.

강이슬은 하나은행이 올린 전반전 53득점 중 26점을 혼자 책임졌다. 역대 여자프로농구 전반전 최다득점 부문 공동 10위이자 국내선수로는 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하나은행은 3쿼터에서도 주축 선수들의 고른 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점수차는 최대 18점까지 벌어졌다.

하나은행은 4쿼터 들어 단타스의 폭발적인 득점을 막지 못해 종료 1분50초 전 77대76로 쫓겼다. BNK가 추격하는 과정에서 속공이 큰 힘을 발휘했다.

하나은행은 마이샤의 레이업 득점으로 한숨을 돌렸다. 고아라는 종료 14.3초 전 점수차를 6점으로 벌리는 3점슛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BNK 단타스는 양팀 최다 32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양팀은 후반 들어 체력 소진과 보다 신중한 경기 운영으로 인해 전반전만큼 빠른 페이스를 보이지는 않았다. 야투율 역시 하락했다.

하지만 기회가 보이면 주저하지 않는 적극성은 변함이 없었다. 경기 막판까지 얼마나 기복없는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양팀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전은 홈팀 KEB하나은행의 값진 승리로 끝났다. 비록 졌지만 유영주 감독이 이끄는 신생팀 BNK 역시 올시즌 화끈한 농구로 농구 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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