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정책, '마음'에서 시작해야…신간 '정책학의 지혜'

최근 한국 사회가 극단적인 진영논리의 파고 속에서 '정치와 정책의 실종'을 목격하고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가득한 이 시대에 정책학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연구를 다룬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신간 '정책학의 지혜'는 이러한 분열과 극단의 시대, '정치와 정책의 대안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

특히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내재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책학과 인문학, 철학과 과학의 융합 가능성에 질문을 던지며, 시대의 결핍에 대응하기 위한 비판적 사유의 방법을 제시한다.

책의 저자인 한국의 대표적인 정책학 연구자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의 권기헌 교수는 일찍이 정책과 정책학 연구의 목적은 '인간의 존엄성의 구현'이라고 주장하며 다양한 학술 연구와 저서를 집필했다. 이 책은 최근의 시대적 상황과 맥락, 그리고 인접 학문의 통합 연구를 통해 이를 더욱 확장했다.

저자는 무엇보다 '마음' 즉 인간의 성품에 대한 이해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대 그리스 스토아 철학, 불교, 유교 등에서 다루는 평정심의 주제를 살펴보며, 퇴계의 성리학 연구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해 인간의 의식 구조 속에 작동하는 마음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

책의 1부에서는 '평정심의 철학'을 살핀다. 동서양의 고전적 이해를 중심으로 고대 그리스 스토아 철학, 불교 철학, 유교 철학 등에서 다루는 인간의 성품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평정심을 논의한다. 이어 정책학과 실천이성, 정책학과 마음의 철학, 정책학의 미래: 평정심과 성찰성 등에 대해 고찰한다.

2부에서는 '마음의 철학'에 대해서 살펴본다. 진정한 주체, 진아아 가아, 퇴계의 철학, 퇴계학 비판, 자아의 열림, 인간의식의 구조, 참나의 의식상태 등을 짚는다.

3부는 인간의 본질, 샘명의 근원, 인간본성의 본질적 이해, 인도철학에서 본 인간의식 등을 살피며, 4부는 '창조적 혁신과 정책학'에 대해서 논의한다.

5부에서는 정책학과 인접 학문과의 통합 연구를 다룬다. 정책학과 과학, 철학의 융합을 통해 '사람은 왜 싸울까?' 등의 기본적 문제로부터 출발하여 '복잡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한 논의로 발전시킨다.

또한 몽플레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성공사례를 살피면서 '사람은 왜 빛나는 삶을 살고 싶을까?'라는 근본적 질문 속에서 휴머니즘과 인간의 존엄성 등을 이야기한다.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성으로 가득찬 이 사회에서 이 책은 평정심과 미덕, 실천이성과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가 새로운 시대의 철학과 정신문명에 대한 좌표를 다시 설정함으로써 앞으로 심화될 4차 산업혁명의 물질문명을 이끌어갈 지향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영사. 440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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