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변호인 "검찰 의해 인권 무시됐는지 밝힐 생각"

김칠준 변호사, 정경심 재판 후 기자들에게 밝혀
첫 준비기일…정경심 측 "수사기록 달라"vs검찰 "수사중"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인권이 무시되거나 외면된 건 아닌지 꼼꼼히 밝혀나갈 생각"이라는 뜻을 밝혔다.


정 교수 측 변호인단에 합류한 김칠준 변호사는 18일 첫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장관 가족 여부와 상관없이 한 시민의 인권이 보호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제 관심사는 (정 교수의) 억울함을 밝히는 것도 있지만 이 사건에서 아주 이례적으로 특정 장관의 가족이란 이유로 잠시 그분들도 시민의 한 사람이란 걸 우리가 잊고 있던 건 아닌지다"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서 늘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한다고 하는데 정말 인권 감수성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수사과정이었는지, 사람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었는지 수사와 재판 전 과정을 꼼꼼히 검토할 생각"이라며 "제도개혁을 떠나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는 데 또하나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경찰청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8차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 한 윤모 씨 재심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날 정 교수 첫 공판준비기일 재판은 정 교수가 불출석한 가운데 15분만에 종료됐다.

재판에서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넘겨주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정 교수 측은 "공소를 제기한 지 40일이 지났다"며 "적어도 공소제기 때 작성된 증거는 함께 제공돼야 하는데 공범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다음 기일이 정해지면 제출하겠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현재 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된 공범들에 대한 수사와 다른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목록이 비실명 처리된 점도 지적했다. 정 교수 측은 "검찰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기록 전체를 다 가리고 있다"며 "아무것도 안 보여서 판단을 할 수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도 "목록을 보면 진술조서가 다 A, B, C, D로 돼 있다"며 "이게 목록 제공에 의미가 있나"라고 물었다.

재판부는 검찰이 변호인에게 증거목록을 제공하고 그 중 일부는 수사와 어떤 관련이 있어 공개할 수 없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힐 것을 주문했다. 2주 내에 이와 같은 절차를 진행한 뒤 변호인이 신청한 열람·등사 필요성 등 내용에 대해 다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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