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5년 뒤 하늘을 난다고?"…플라잉카 진짜 날까

정부 "2025년 플라잉카 실용화" 선언
전문가 "기술적으론 가능…제도 정비해야"
"기술과 제도 보완해야 상용화 가능"
글로벌 업계는 이미 '플라잉카 전쟁'
현대차, 한화도 개발…효성 탄소섬유도 주목

오스트리아에서 시도된 세계 최초의 드론 택시.(사진=EPA/연합뉴스)
정부가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인 '플라잉카'를 2025년부터 실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만들겠다고 밝혔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던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이 당장 5년 뒤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2025년 실용화까진 기술적으론 충분하다"고 말한다. 다만 법적 체계와 인프라, 제도 등을 정비해야 일반인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상용화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지적한다. 플라잉카 사업에 전 세계 주요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선 현대자동차와 한화가 움직이고 있다.

◇ 아직 낯선 '플라잉카'와 '실용화'… "기술적으론 가능"


정부는 지난 15일,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미래자동차 비전 선포식'을 진행하며 새로운 교통서비스를 위해 2025년까지 플라잉카(Flying Car)를 실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5년 뒤에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우선 아직까진 낯선 '플라잉카'와 '실용화'의 개념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플라잉카의 개념은 현재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플라잉카의 개념은 '개인 운송 비행체'에 가깝다. 비행기와 달리 개인이 언제든지 쉽게 운전할 수 있고 또 이송 수단으로도 쓸 수 있는 비행 가능체로 정리할 수 있다.

기존 헬리콥터와 소형 비행기 등도 개인 운송 비행체이지만 아무 곳에서나 쉽게 뜨지 못한다는 점에서 플라잉카와는 다소 다르다.

또 정부는 플라잉카라는 용어를 썼지만 하늘을 나는 개인 운송 비행체를 두고선 전 세계적으로 ▲PAV(Personal Air Vehicle)라는 용어부터 ▲에어택시, ▲드론택시 등 다양한 용어가 활용되고 있다. 선도업체인 미국 우버社는 에어택시라는 용어를 활용하고 있다.

플라잉카의 모습도 다양하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K4 에어로노틱스와 손을 잡고 플라잉카를 개발한다. K4 에어로노틱스의 '버터플라이' 차량(=한화시스템 제공)

일반 차량처럼 네 바퀴가 달려 도로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동시에 하늘을 날 수 있는 형태가 있는가 하면 최근 프랑스 에어버스와 독일 아우디가 공개한 영상처럼 차량을 드론 형태의 비행체가 집어 들고서 날아가는 모양도 있다. 이외에도 헬리콥터와 비행기가 결합된 모양, 수직 이륙이 가능한 일반 비행기 모습의 운송체도 있다.

'실용화'와 '상용화'의 개념도 구분해야 한다. 실용화는 시범사업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반면 상용화는 '이윤 창출이 가능해 많은 업체가 플라잉카 사업을 시작하고 일반인도 누구나 원할 때 탈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2025년 플라잉카 실용화는 누구나 원할 때 플라잉카를 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시범 사업 단계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2025년 플라잉카 실용화는 가능할까. 전문가들의 답은 '기술적으로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제도와 인프라 체계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심현철 교수는 "2025년까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완전히 (법적) 체계를 갖춰서 누구나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 교수는 "현재 플라잉카를 인증할 수 있는 제도가 우리나라엔 전혀 없다"며 "현재 항공이라는 것이 일반인이 아무 때나 날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또 전 세계 공조 체계여서 이러한 체계와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강왕구 박사도 "2025년까지 실용화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2025년까지 실용화로 드론택시 등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후 상업성이 있는 비즈니스로 가는 것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요소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이 개발한 플라잉카 시제품.(사진=연합뉴스)
◇ 현대차부터 한화까지 뛰어든 '플라잉카'

플라잉카는 엔진으로 구동되던 기존 헬리콥터 등과 달리 전기 등의 동력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진을 활용할 경우 소음과 공해 등의 이유로 주택가, 도심에서 활용할 수 없어 시장 진입이 어렵다. 업계는 전기와 수소 등의 힘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기의 경우 배터리 무게와 용량 문제 등으로 비행시간이 매우 짧아 아직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소도 안전성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우버와 에어버스, K4 에어로노틱스 등이 플라잉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플라잉카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40년까지 1,7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시스템 등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현대차는 배터리와 모터, 경량 소재, 자율주행 등 자동차 제조 핵심기술을 활용해 플라잉카 시장에 조기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PAV 기업과 손을 잡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화는 지난 7월, 미국 K4 에어로노틱스에 295억 원을 투자하고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개발에 참여했다.

항공전자와 시스템 통합체계, 보안 기술이 있는 한화시스템은 PAV 사업을 통해 새로운 분야의 사업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PAV는 한화시스템의 항공전자, ICT 기술력을 활용해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대단히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비행 시간을 늘리기 위해 차체 경량화가 필수적인 만큼 탄소섬유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선 효성이 탄소섬유를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철 무게의 1/4에 불과한 탄소섬유는 강도는 철보다 10배 이상 높아 드론, 비행체 등의 핵심소재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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