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국제 신용평가사인 S&P와 피치(Fitch)의 국가신용등급 담당 고위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최근 글로벌 경기와 교역 둔화 및 불확실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도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 목표치인 2.4% 성장 달성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다만 "최근 소비가 양호하고, 소비와 기업 심리가 개선되는 등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며 "고용의 경우 취업자가 8월 45만명, 9월 35만명 증가하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대내외 여건이 부진한 가운데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예산 총지출액 증가율 9.3%는 경기 지원을 위한 확장 재정과 재정 건전성을 균형있게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내년 39.8%, 2023년엔 46.4%까지 증가하겠지만 한국의 재정여력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감내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수출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는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감소를 지목하면서 "무엇보다도 미중 무역 갈등 해결과 반도체 업황 반등 등 대외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면담에서 신평사들은 북한 비핵화 등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질문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 부총리는 "한국 정부는 향후 남북경협의 본격화에 대비해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남북 경협의 진전을 위해선 북한 비핵화 협상이 중요하므로 북미 대화 진전을 고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소비자 물가 하락에 따른 일각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단기적 현상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확대 등 노동 이슈에 대해선 "내년 최저임금은 예년보다 낮은 2.87% 인상으로 결정됐다"며 "주52시간제는 기업 수용성을 고려해 보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용평가사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이 한국 경제 분석에 항상 도움이 돼왔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