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성매매? 대부분 그렇지 않다"

[인터뷰] 100년된 집창촌 '서성동 꽃동네' 폐쇄될까?
대부분 가정문제, 학교왕따로 가출한 아이들
'숙박제공, 월수보장' 유혹에 빠져 감금
일반 성인의 판단력에 따른 '자발성' 아냐
경남 창원 '서성동 꽃동네' 폐쇄 선언
경찰 적극적 단속없인 불가능…의지 의문
경찰, 5년새 단속건수 한 자릿수
성매매 폐쇄 후 여성 자립위한 지원책 절실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이경옥 대표 (창원여성살림공동체)

◇김효영> 창원에 100년 된 집창촌이 있습니다. 일명 '서성동 꽃동네'. 창원시는 폐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는데 경찰의 적극적인 단속과 함께 가야 합니다. 이 문제 잠시 짚어 보겠습니다. 이경옥 창원여성살림공동체 대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경옥> 안녕하십니까?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김효영> 집창촌 폐쇄, 잘 될 것 같습니까?

◆이경옥> 일단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장님 이하 국장 선에서도 서성동 집결지에 대해서 폐쇄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니까 행정에서는 행정에서 하는 역할들을 위주로 해나가야 될 것입니다. 문제는 수십 년 동안 단속을 해왔지만, 5년 이내에 적발된 건수가 정말 적더라고요. 한자리 수가 안될 정도로.

◇김효영> 경찰이 적발한 숫자가?

◆이경옥> 네네. 그래서 경찰청에서 과연 적발을 하는 것인지 정말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개가 아닌데. 단속은 나가서 한다고 합니다. 경찰청에서.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단속이 안 되는 단속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제가 한 번씩 그 쪽 지역에 지나갈 일이 있어서 보면, 영업을 버젓이 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는데 단속건수가 5년 동안 몇 건 안 된다고 하니까 정말 이게 단속을 하나 싶을 정도로.

◇김효영> 1년에 2건도 못 잡는 수준.

◆이경옥> 그렇죠.

◇김효영> 그래서 지금 경찰이 협조를 제대로 할까 걱정이 된다는 말씀입니까?


◆이경옥> 그렇죠. 경찰에서 제대로 단속만 한다면, 대구의 일명 자갈밭이 지금 폐쇄되었습니다. 거기는 경찰청에서 거의 단속을 매일같이 몇 달 정도 하니까 없어졌다고 합니다. 장사를 더 이상 못하니까.

◇김효영> 그렇겠죠.

◆이경옥> 그렇기 때문에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으면 창원시의 의지만으로 가능할까? 이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경찰청에서도 단속하고, 도에서도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폐쇄하기 위한 예산이라든지 여러 가지 지원책을 같이 고민해서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경찰의 강력한 의지가 표명되어야 겠군요. 폐쇄를 한다면,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문제는 어떻게 합니까? 다른 지역의 선례가 있겠죠?

◆이경옥> 예. 다른 폐쇄된 시도를 보니까 2년에 2천만 원 정도를 자립지원금으로 지원했습니다. 당장 다른 직장을 다닐 수가 없으니까 훈련을 하고 교육을 받고 이럴 정도로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저희도 좀 논의해서 제대로 정착할 때까지 피해여성에 대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좀 노력하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그렇게 지원했을 경우, 여성들이 제대로 정착을 하던가요?

◆이경옥> 정착한 분들도 있고,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공을 100% 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리고 '노르딕 모델'이라고 있습니다.

◇김효영> 노르딕 모델?

◆이경옥> 예. 서유럽에서는 성매매 매수자와 포주만 처벌이 되고 피해여성은 재활 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김효영> 처벌하지 않고?

◆이경옥> 그렇죠. 그 노르딕 모델이 지금 성공모델로,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되고 성매매여성들이 자립하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하면 성매매 집결지라는 정말 여성억압의 가장 아래에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좀 없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김효영> 그러나 일부에서는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을 피해여성으로 구분을 하고 그들에게 예산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지 않습니까?

◆이경옥> 예, 그렇겠죠. 자발적이라는 것. 제가 성매매 여성들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들 대부분 청소년 시기에 중학교, 고등학교 시기에 집안 내에서의 문제, 학교에서의 왕따 등으로 가출을 하게 됩니다. 갈 데가 없으니까 이제 유혹이 들어오는 것이죠. 숙식제공 월 얼마 제공. 그렇게 해서 대부분은 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그 폐쇄된 공간에서 정말 교도소는 아니지만 감금된 상황에서, 사회의식을 가지고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게 쉽지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죠.

◇김효영> 일반 성인이 가질 수 있는 판단능력에 의한 자발적인 성매매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씀인거죠?

◆이경옥> 그렇죠.

◇김효영> 성매매는 인류가 생긴 후 계속됐다고도 합니다.

◆이경옥> 인류가 생겨난 이후로 살인도 있었고 강도도 있었고 절도도 있었죠. 그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 국가가 노력해야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시키고,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구조가 성매매 구조에서 출발을 하는데 그런 범죄를 두고 이것은 역사이래로, 역사 전에도 있어왔다 이런 논리는 누구의 논리인지 한번 고민을 좀 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못하신 말씀 있으시면 하시고 인터뷰 마칠게요.

◆이경옥> 성평등 사회는 좀 더 나은 사회입니다. 여성만이 원하는 사회가 아닙니다.
누구라도 소외받지 않고 여자로 태어났든 남자로 태어났든 장애인으로 태어났든 또는 어떤 나라에서 태어났든, 인종에 관계없이 한 사람 한 사람 존재자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죠. 인간으로써 가치. 남성들이 성평등에 같이 동참하지 않으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빨리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평등의 흐름이 21세기의 흐름입니다. 좀 더 인류가 나은 쪽으로 진보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우리만 낙후될 것인지 좀 더 나은 세상으로 갈 것인지 사유를 하고 사고를 좀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김효영>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경옥>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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