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재야단체들이 오는 20일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놓은 상태에서 이뤄지면서 '백색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테러를 당한 인사는 홍콩의 재야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로 지난 6월부터 벌어진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대시위를 주도해 왔다.
샴 대표는 이날 홍콩의 주요 지역 가운데 하나인 몽콕에서 열리는 민간인권전선 연례총회에 참석하러 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4명의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괴한들은 둔기로 샴 대표의 머리와 팔 등을 마구 내리쳤고, 샴은 머리와 팔에서 피를 흘리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주위 사람들이 이를 저지하려고 했으나 괴한들은 칼을 휘두르며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다.
괴한들은범행 후 미리 준비한 차량에 올라타 도주했다. 홍콩 경찰은 비중국계로 보이는 괴한들 검거에 나섰다.
샴 대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데 병원 이송 당시 의식은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테러는 민간인권전선이 오는 20일 복면금지법 시행 이후 이에 반대하는 첫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놓은 상태에서 이뤄져 괴한들의 정체와 배후, 배경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측에서는 20일 집회를 예정대로 개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취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간인권전선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은 민주인사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홍콩에 '백색테러'의 공포를 불어넣으려는 의도"라고 규탄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반송중 시위 이후 시위를 주도하는 민주인사들에 대한 백색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 테러를 당한 샴 대표는 지난 8월 29일에도 홍콩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복면을 하고 야구 방망이와 흉기를 든 괴한 2명의 공격을 받았다.
이보다 앞선 8월 18일에는 사틴 지역의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 룽캄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당해 크게 다쳤다.
지난달 2일에는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의 이삭 청 부주석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체불명의 남성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어 이틀 뒤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쓴 두 명의 남성이 반중국 성향 일간지 빈과일보 소유자이자 송환법 반대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던 지미 라이의 자택 정문에 화염병을 던졌다.
지난달 24일에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 로이 퀑 의원이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에 타려다가 괴한 4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