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차관보 "핵보다 미국이 북한에 더 안전"

김정은 백두산 행에도... 트럼프 행정부 '제재-협상 병행' 재확인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모습이 공개되면서, 북한의 대미 협상노선에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가운데 협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핵화 협상을 통해서만 북한의 안전보장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 북한이 협상장으로 나오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시간으로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삼지연에 오른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 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과 CNN,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김 위원장이 중대결정을 내릴 때마다 백두산 삼지연을 찾았던 점을 들어 이번 행보가 그간의 대미 노선이 변화할 것임을 암시하는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김 위원장의 백두산 행은 "저항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제재 완화 추구는 끝났다. 명시적으로 내놓은 메시지는 없지만 북한은 2020년의 정책 기조에 대한 새로운 기대치를 설정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정책노선 변화를 암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한이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설정된 대륙간탄도미시알(ICBM)을 시험발사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대북 압박 속 협상'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협상에서 북한의 안보 이익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북 협상관련 진전이 있느냐는 코리 가드너(공화당) 의원의 질의에 “(협상을 통한) 관여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잘 부합하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관여 작업을 계속하고 있고 협상을 통해 북한의 안보 이익을 우리가 고려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켜줌으로써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런 과정이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과거보다는 더 나은 궤도에 올라 있고, 우리는 북한이 계속 대화를 이어가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는 북한의 안보이익에 대해 논의하면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미군을 철수해 터키가 쿠르드 족이 있는 북 시리아를 공격하도록 방조했다는 지적이 일면서 이것이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가드너 의원의 질문이 이어지자 스틸웰 차관보는 “북한이 오로지 생각하는 것은 북한”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러면서 “핵 프로그램이 미국의 (안전)보장보다는 덜 안전하다는 점이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내놓은 서면답변서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완전히 유효하다”며 제재 유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한과 건설적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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