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낀 걸 보여주겠다” 의미심장했던 황인범의 한 마디

북한 축구대표팀은 내년 6월 10년 만에 방한 예정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29년 만에 성사된 평양 원정에 함께 했던 미드필더 황인범(가운데)은 대표팀이 평양에서 겪었던 여러 불편했던 상황에 대해 내년 6월에 되갚아주겠다는 남다른 소감을 선보였다.(사진=대한축구협회)
“우리 홈 경기 때는 우리가 느낀 걸 보여줘야죠”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29년 만의 평양 원정에 함께 했다.

특히 황인범은 1990년 남북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에 성사된 남과 북의 남자축구 평양 대결에 선발 출전하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까지 남겼다. 하지만 대표팀 동료가 털어놓은 평양 원정은 황인범에게 썩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다.

평양에서 돌아온 대표팀 관계자와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한국의 TV 중계진과 취재진 방북이 북한의 비협조로 무산된 가운데 관중마저 없었던 이 경기는 경기가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특히 그라운드 안에서는 상대의 거친 플레이와 욕설이, 상대 벤치에서는 북한 선수들을 독려하는 외침이 계속되며 무관중 경기를 잊게 할 정도의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축구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기 후 유니폼 교환이 없었던 것은 당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인범은 상대 선수와 경합 도중 한 차례 가격을 당했다. 황인범은 경기 중 자신이 가격을 당한 이야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표팀 동료인 김진수(전북)가 이를 공개했다. 의도적인 가격은 아니었지만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가격당하는 상황이 썩 유쾌할 수는 없었다.

당시 경기에 대해 황인범은 “지지 않고 왔다는 것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만한 분위기였다”면서 “상대가 공과는 상관없이 몸싸움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거칠게 경기했다. 경기 전에 예상했던 만큼 당황하지 않고 경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평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했던 평양 원정이 준 교훈은 분명했다.

황인범은 “다음에는 우리 홈에서 경기를 할 텐데 그때는 우리가 (평양에서) 느꼈던 것들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미심장한 각오를 선보였다.

북한 축구대표팀은 내년 6월 4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9차전을 치러야 한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방한은 2009년 4월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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