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6일 오후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과 일본 외무성 다키자키 시게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국장급 협의를 갖고 한일간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총리와 아베 총리와의 면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고, 일정도 조율 중이다"며 "현재로서는 회담을 거의 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즉위식을 계기로) 방일하는 해외 인사들이 많아 회담 시간은 짧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리실 관계자 또한 이날 "아베 총리와의 회담은 진행되겠지만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일본 측이 손님으로 맞는 해외 인사들이 많아 회담 시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즉위식이 22일 오후에 열리고 같은 날 저녁에 궁정 연회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회담은 23일 또는 24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국장은 이날 협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갖는 보복성 성격을 재차 지적하면서 조속한 철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출당국 사이 대화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에 다키자키 국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강제징용 배상판결과는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측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김 국장은 양국 기업의 자발적인 출연금으로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자는 지난해 6월 정부의 이른바 '1+1' 방안을 토대로 해법을 찾아가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키자키 국장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가 나서서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입장의 간극이 꽤 크다"며 "서두르다가 수용도가 낮은 방안을 타진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에 대해 유념하고 있지만, 거기에 얽매이다 보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일본 측이 문제삼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묻고, 우리 또한 피해자들이 수용 가능하고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합리적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당국자는 이날 협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처리 오염수 문제에 대해 우리 측의 엄중한 우려를 상기하면서 일본 측의 투명한 정보 공유와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은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유실됐다고 알려진 방사성 폐기물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뒤 정보 공유를 요청했고, 일본 측 또한 이에 대한 입장 설명과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협의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종료와 관련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