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우물 밖에 있던 이철희, 막상 우물 속 보고 절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준석(바른미래당 최고의원), 박원석(정의당 정책위의장)

미국에는 나스닥, 우리나라에는 코스닥이 있다면 뉴스쇼에는 뉴스닥이 있습니다. 뉴스쇼 증권 시장 뉴스닥. 오늘도 두 분 모셨어요. 오늘 석석 브라더스. 정의당의 박원석 정책위의장, 어서 오십시오.

◆ 박원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 어서 오세요.

◆ 이준석>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뉴스닥 상한가, 하한가 들어가기 전에 제가 이렇게 셈을 해 보니까 장관 임명부터 36일이고 후보자 지명부터로 따지면 66일 정도 되더라고요. 조국 장관이 무대에서 내려갔습니다. 그 66일을 잠깐 좀 평가하고 갔으면 좋겠어요. 두 분의 평가. 한마디로 좀 평가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 이준석> 저는 이게 사실 뜬금없는 총력전이다.

◇ 김현정> 뜬금없는 총력전이다?

◆ 이준석> 그러니까 장관이나 아니면 이런 인사 임명에 대해서는 보통 임명 동의나 아니면 청문회 절차가 있는 그런 인사라 하더라도 국회 내에서 끝내고 또는 언론 검증으로 끝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총력전이라고 그러면, 전쟁도 보면 예전에는 직업 군인들끼리 싸우고 끝나고 했었는데 요즘 현대 전쟁 같은 경우에는 민간인도 다 껴들고 피해를 입는 것도 민간인이고 이런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도 뭐 예비군 동원되고 민방위 동원되고 하는 것처럼. 이런 총력전이 돼버렸다. 이렇게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치가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할 것인가. 그 고민을 해야 된다라는 취지에서 뜬금없는 총력전이다.

◇ 김현정> 66일을 돌아볼 때, 뜬금없는 총력전을 66일 동안 벌였다.

취임 36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이한형기자
◆ 이준석> 원래 항상 여의도 안에서 지지고 볶고 싸웠었는데 이거는 서초동과 광화문이라는 희대의 대규모 집회가 동시에 열리는 이런 상황까지 발생했으니까요.

◆ 박원석> 비슷한 의미의 말인데요. 한마디로 얘기하라고 하셨으니까. 한자성어 중에 갈택이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 김현정> 갈택이어요?

◆ 박원석> 무슨 얘기냐면 연못의 물을 다 퍼내고 고기를 잡는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낚시를 드리워서 고기를 잡으면 되는데 연못물을 다 퍼내고 결국에는 나중에 가서는 고기가 더 이상 거기서 클 수 없는 그런 환경을 만든다는 얘기죠. 검찰 개혁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그리고 검찰 개혁의 가장 중요한 그런 제도 개혁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었고. 그리고 이걸 통과시키는 게 결국에는 검찰 개혁의 마침표를 찍는 건데 그 검찰 개혁을 이루어낼 적임자로 조국 장관을 임명했지만 이런저런 논란 끝에 사실은 검찰 개혁이 오히려 어려워지는 그런 환경마저 조성했습니다.

물론 조국 장관이 행정력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검찰 개혁이 상당히 진도가 나간 부분도 있지만 또 그 과정에서 나라가 사분오열되고 어떻게 보면 박근혜 탄핵 이후에 완전히 기가 죽어 있던 이른바 보수가 다시 살아나는, 좀비가 깨어나듯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면에서 과연 이게 좋은 결과를 정치적으로 초래할까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문을 주는 그런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김현정> 좀비라는 표현 쓰셨는데 국정 농단을 거치면서 사실상 다 죽은 거나 마찬가지, 정치적으로 죽은 거나 마찬가지였던 그 사람들까지 부활해버렸다, 이번 66일 동안?

◆ 박원석> 아니, 실제 자유한국당의 처지가 그렇지 않았습니까? 황교안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에도 좀처럼 제1 야당이 제대로 된 어떤 견제자의 역할을 못 하고 있었고. 그건 뭐 지지율에도 나타났고.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이 완전히 기가 살아서 지금 거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가지고 물러나라. 이러고 있는 판이니까 이게 과연 남은 문 대통령의 임기를 고려했을 때 정말 불가피 했었나에 대해서 한 번쯤 돌아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준석> 사실 이번 판에서 저는 정의당도 상당히 기가 죽은 상황이다. 저는 이렇게 보는데요. 원래 그냥 장관 인사 임명 정도의 사안인데 거기에 너무 많은 문제가 붙어버렸어요. 우리가 익히 이름을 알고 있는 여러 지식인들도 여러 경로로 희한한 방식으로 참전하지 않았나.

◇ 김현정> 갈라졌죠, 의견들이. 진보 안에서도.

◆ 이준석>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했던 분이 정치 한복판에 뛰어드는 과정도 있었고 사실 정의당 같은 경우에는 정치 현안 때문에 당이 지금까지 보였던 행보와 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었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이건 파급적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고.

◇ 김현정> 무대에서 이미 조국 장관 내려왔는데도 후폭풍이 계속?

◆ 이준석> 제가 굳이 정의당 언급했던 건 당장 다가오는 패스트트랙 국면이라는 것도 민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서 빠르게 가져가려고 하는데 정의당 같은 경우는 그 상황에서 공조가 자칫 깨질 수 있는 정도의 민주당의 압박 행보이기 때문에 저는 그런 것들이 앞으로 정국에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진보의 분열, 보수의 부활. 이런 것들이 부수적, 결과적으로 나타나게 됐다 그 말씀이신가요?

◆ 이준석> 이 정도로 보수가 부활했다고 보면 그것도 자만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걸 통해가지고 보수가 정책화된 것을 내놓은 것도 아니고 새로운 입시제도, 공정한 제도를 내놓은 것도 아니고 결국에는 상대가 싫어가지고 오는 비토 표라는 건 민주당이 그렇게 받았던 표처럼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인 것이라는 걸 알아야 되죠, 이제는.

◇ 김현정> 민주당의 이철희 의원이 어제 불출마 선언을 했어요. 이분 비례신데 보통 비례 하다가 지역구로 뛰어들죠. 그런데 안 하겠다,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입장문을 냈거든요. 우선 잠깐 목소리 듣고 오시죠.

[민주당 이철희 의원 "국정 감사가 시작되고 오늘까지 저는 단 하루도 부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오늘도 저는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누구를 탓하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부끄러워서 법사위원 못 하겠고요. 창피해서 국회의원 못 하겠습니다."]

◇ 김현정> 입장문은 훨씬 깁니다. 제가 잠깐 좀 소개를 하자면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다. 야당만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고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다.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다. 우리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 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다.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돼버렸다.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다. 이런 발언들을 굉장히 길게. 신물을 느낀 것 같아요, 이분은. 염증?

◆ 이준석> 저에게는 영원한 썰전에서 단짝이었던 이철희 소장님인데 그런데 사실 이철희 의원님이 평소에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정치에 대한 염세적인 발언. 의원되기 전에도. 그런데 이제 이 발언이 원래 흔히 이철희 소장님이 하시는 양비론에 가까운 것일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특히 그러나 그 진정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뭐냐 하면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기 때문이거든요. 저는 정치가 해답을 주기는커녕 문제가 됐다는 말. 이 한 문장에 많은 국민들이 주목했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사실 이철희 의원이 스타트를 끊었지만 20대 국회의원들의 다수가 자성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 저는 이제 총선 앞두고 불출마 선언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고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준석> 저는 통상적인 불출마 선언. 그러니까 본인이 공천이 어려워지니까 그랬다. 이런 것보다는 훨씬 진정성 있는 시점에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느끼세요? 공천이 안 될 것 같아서 하는 불출마가 아닌 정말 신물을 느끼고 염증을 느낀 정치인들이 꽤 많이 보이세요?

◆ 이준석> 우리 한 12월쯤 되잖아요. 그럼 불출마 메시지, 이런 비슷한 메시지로 하는 분 굉장히 많을 거예요. 사실 이철희 소장님 같은 경우 의정 활동하면서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능동적인 활동을 하셨던 분인데 이거는 진짜 자기 신념이죠, 이건.

◇ 김현정> 이철희 의원은 그렇고. 다른 분들도 이런 심경을 토로하는... 워낙 많이 만나시니까. 있습니까?

◆ 이준석>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치라는 건 특히 지역구 의원 이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정치를 그만두면 나를 따르는 지역구의 구의원, 시의원부터 사무국장 다 챙겨야 되기 때문에 단독 행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표현을 못 하지만 저도 이제 저희 바른미래당 의원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고요. 사실 제가 친하게 교류하는 의원 중에서 참 20대 국회에서 이런 정치의 가능성에 대해서... 그러니까 이게 그런 게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우물 밖 개구리처럼 개구리가 우물 위에 탁 앉으면 거기에 올라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다가 올라가보면 안에 들여다보면 별거 없네, 이런 상황. 그러니까 내부가 오히려 밖에서 봤던 것만큼 희망적이거나 문제 해결의 도구가 되지 못하는 걸 알고 좌절하는 분이 있기는 있더라고요.

◇ 김현정> 이철희 의원에게 공감하는 의원이 꽤 많다...

◆ 박원석> 저도 입장문을 다 읽어봤는데 사실은 정치인들이 마음 한편에. 특히나 지금 현실 정치를 보면서 갖고 있는 생각이죠. 그걸 드러내고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한 건데 이 정치라는 건 인간이 갖고 있는 불완전성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절대적으로 옳은 게 없고 상대가 절대적으로 틀린 게 없고 나도 틀릴 수 있고 상대가 옳을 수도 있는 거죠. 내가 옳은 것에 있어서만 옳은 거지 그게 절대적으로 옳은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정치에서 이런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속성이 사라져버렸어요. 그래서 내가 절대적으로 옳다만 주장하다 보니까 상대를 무조건 악마화하고 그럼으로써 얻는 반사 이익으로 정치를 하려는 이런 속성이 너무 강해졌다는 거죠. 특히나 극명하게 이번 조국 장관 정국에서 그런 게 드러났고 그렇다 보니까 이게 진영 대결만 남고 정치가 어쨌든 타협도 하고 또 소통도 하고 협상도 하고. 그러면서 하나씩 하나씩 일신우일신 하듯이 앞으로 나아가는 건데 그런 점들이 사라진 게 너무 안타깝고요.

그런 것에 대해서 이철희 의원이 여러 가지 비애감이나 이런 것들이 들어서 불출마 선언을 한 게 아닌가 싶고. 많은 의원들이 가슴속에 저런 생각을, 가슴 한편에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이번에 과연 연쇄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나올지는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어제 화제가 됐던 이철희 의원의 입장. 불출마 선언 얘기 잠깐 했고. 오늘 뉴스닥 주제로 가겠습니다. 상한가, 하한가 중에 어떤 걸 뽑아오셨을지. 일단 입장 확인하고 이야기 풀어가죠. 박원석 정책위의장. 상한가입니까, 하한가입니까?

◆ 박원석> 저는 상한가고요. 조국 장관이 퇴장을 하면서 이제 국회의 시간이 왔습니다. 그런 면에서 패스트트랙을 상한가로.

◇ 김현정> 패스트트랙의 시간이 왔다, 상한가. 이준석 최고위원은 상하 어느 쪽입니까?

◆ 이준석> 저는 하한가로 대통령의 사과를 꼽았습니다.

◇ 김현정> 대통령의 사과. 수보회의에서 있었던 그 발언?

◆ 이준석> 굳이 더 세세하게 설명하자면 대통령의 애프터서비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대통령의 애프터서비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 볼까요. 패스트트랙 얘기 앞에 뭐 검찰 개혁 얘기도 했으니까 그것부터 잠깐 좀 해 볼까요?

◆ 박원석> 그러니까 결국 지난 66일 동안 큰 진통을 나라 전체가 겪었는데 그러고 나서 남은 게 뭔가 봤더니 검찰 개혁이라는 네 글자가 남았습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국민적으로 공론화가 된 전례도 없는 것 같아요. 과거에도 검찰 개혁의 필요성은 여러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이 느꼈지만 전 국민적으로 이렇게 검찰 개혁에 대한 공감대, 합의. 이런 게 이루어진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그 내용이 뭐야라고 이렇게 관심 있게 들여다본 적도 없었던 것 같고.

◆ 박원석> 그렇죠. 그런 면에서 보면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조국 장관의 66일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이나 역사 발전에 기여한 면이 있는 거죠. 그래서 기필코 어쨌든 검찰 개혁 이번에는 완성을 해야 되는데. 결국 공은 국회로 넘어왔습니다. 그러니까 장관이나 혹은 대통령이 행정력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검찰 개혁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특수부를 사실상 폐지하고 기구를 축소함으로써 어느 정도 진전, 완수가 된 거죠.

물론 검찰의 조직 문화나 이런 자기 개혁의 과제는 남아 있겠지만.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수사권, 기소권. 이 무소불위의 독점적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걸 이제 국회에서 마무리 지어야 될 시간이 왔고요. 이게 패스트트랙에 올라와 있으니까 이제는 논의해서 국회가 능력을 보일 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미 올라가 있어요. 이미 사법 개혁안은 올라가 있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 대표는 10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 아예 선언해버렸단 말입니다. 이게 되겠습니까? 얼마 안 남았는데.

◆ 박원석> 그런데 그전에 패스트트랙을 올릴 때 자유한국당은 논외로 하고. 반대했으니까. 여야 4당 간에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한날한시에 본회의에 검찰 개혁과 선거 제도 개혁을 동시에 올려서 선거 제도 개혁안부터 표결을 하고 그리고 검찰 개혁을 표결을 하자. 이걸 합의했어요. 지금 이제 이인영 원내 대표나 민주당의 말씀은 그 합의를 뒤집자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선거 제도 개혁을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관해서 민주당이 이야기를 해야 된다. 그냥 검찰 개혁이 중요해졌으니까 국민들의 열망이 있는 건 아는데 그걸 처리하자는 거 공감할 수 있습니다, 선처리하자는 거에. 그러면 그다음에 선거 제도는 어떻게 처리할 건지에 대해서 확실한 담보를 여당이 해야 그리고 대통령이 말씀을 하셔야 선처리에 나설 수 있는 거지.

선거 제도 개혁도 지금 자유한국당이 극렬히 반대하고 어떻게 보면 이거는 이제 내년 총선 6개월 앞두고서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 의원들도 굉장히 민감한 사안인데 검찰 개혁 통과되고 나서 선거 제도 개혁은 나 몰라라 하겠다, 라고 하면 사실은 이건 어떻게 보면 우리 정치 발전에 있어서 하나의 장벽을 그냥 남겨두고 이 국면을 지나가는 거고 또 여야 4당이 합의했던 그 합의를 깨는 것이기 때문에 그 말씀을 해 주시라. 그리고 설득에 나서시라.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하나만 해도 안 하겠다고 하는데 2개 하자 그러면 더 안 하겠다고 한국당이 그러는 거 아니에요?

◆ 박원석> 저는 자유한국당을 논외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정의당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연말에 이 패스트트랙이 통과되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첫 번째로는 여야 4당 공조를 유지하고 복원하는 겁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 김현정> 일단 논외로 하자, 거기는.

◆ 박원석> 바른미래당, 대안정치연대, 민주평화당, 정의당까지를 포함해서 민주당까지.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제가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검찰 개혁 선처리 먼저 할 수 있다. 그러면 선거 제도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서 좀 포괄적인 안을 내달라.

◇ 김현정> 그래서 야 4당만이라도 공조해서 처리하자, 이 말씀. 이준석 최고위원.

◆ 이준석> 그 틀에서는 야 4당 공조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 바른미래당의 원내 지도부가 바뀌었다는 것이 큰 변수일 겁니다.

◇ 김현정> 사실은 바른미래당이 지금 캐스팅보트 사실상 쥐었어요.

◆ 이준석> 김관영 원내 대표 시절에 야 4당 합의라는 것이 지금 오신환 원내 대표 시절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저는 비관적으로 보고요. 그래서 정의당은 저희한테도 좀 연락을 좀 해야 될 거다. 이런 생각을 하고요. 사실 박원석 의원님 입장에서는 지금 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해서 이 패스트트랙을 사실상 추진했었기 때문에 센 말씀하시기 어려울 것 같으니까 제가 대신 말씀드리면요. 완전히 농락당했다, 민주당에게.

◇ 김현정> 무슨 말씀이에요?

◆ 이준석> 왜냐하면 아까 박원석 의장님이 언급하신 두 법안의 사실상 동시 처리라든지 아니면 선거법을 사실상 우선시 처리한다는 것은 그때 합의 사항이었고 이인영 원내 대표가 모를 수가 없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지금 이런 압박 모드로 나온다는 것은 민주당 내에서 저는 일말의 어쨌든 선거제 개혁 포기라는 것도 상정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것이...

◇ 김현정> 그렇게 읽었어요? 이인영 원내 대표가 검찰 개혁이 워낙 지금 중요하니까 그거부터 하자. 이렇게 순수하게 읽지는 않으세요?

◆ 이준석> 아닙니다. 그렇게 설명하겠지만 최근에 지지율 하락 국면을 맞으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원래 가장 좋다고 생각했을 선거 결과라는 것이 범여권의 단순 다수 획득. 그러니까 과반 획득이라는 것이 중요했을 거고요. 두 번째로는 그 지난 한 6개월간 해 보니까 교섭단체 간의 국회 운영을 논의하기로 돼 있는데 3교섭단체로서 정의당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여권은 관심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그 가능성에 대해서 차라리 우리가 단순 다수로 확보하는 것이 낫겠다, 라고 하면 소선거구제를 선언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자신감이... 왜냐하면 수도권 의석이 많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정의당은 끝까지 부인하겠지만 지금 마음 한편이 개운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아니면 통진당 때 후보 단일화 때도 그렇고 결국에는 민주당이 칼을 어떻게 휘두르느냐에 따라서 다소 정의당이나 그 당시 진보 정당들이 좀 피해를 입은 부분이 좀 있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조금 걱정되세요?

◆ 박원석> 아니, 그건 그런데 걱정된다기보다 제가 이제 민주당이나 이인영 대표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검찰 개혁이 하늘이 두 쪽 나도 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면 실제 그것이 가능하도록 해법을 찾아야 돼요. 그런데 당위만 가지고서 이걸 선처리해야 한다 그러면 일단 바른미래당에서 그걸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대안정치모임이나 민주평화당도 그 순서 뒤집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간에 어쨌든 개혁 연대에 있어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주축이었다 하더라도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거예요.

◇ 김현정>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법 개혁. 그러니까 검찰 개혁안만 먼저 통과시키자는 이것은 야 4당. 최소한. 자한당은 논외로 하고 야 4당이 공조가 돼야지 가능한 건데 지금은 사실 야 4당의 동의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이 말씀하시고 싶으신 거죠? 알겠습니다.

◆ 이준석> 어쨌든 제가 정의당의 등을 한번 긁어줬기 때문에 박원석 의장님께 제가 커피를 한 잔 얻어먹도록 하겠습니다.

◆ 박원석> 아니, 내 등을 긁은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커피를 사야 됩니까?

◆ 이준석> 법인 카드 있잖아요, 정책위 의장.


◇ 김현정> 하한가로 이준석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사과, A/S라고 아까 말씀하셨는데.

◆ 이준석> 제가 이건 다른 측면이 아니라 이번에 조국 장관 사태로 인해 가지고 사실 가장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대통령께서 인사 원칙에 대해 가지고 너무 많은 말씀을 천명하셨어요. 예를 들어 의혹만으로 누군가를 사퇴시키지 않겠다, 라는 것도 하나의 원칙으로 이제 국민들한테 받아들여지거든요.

◇ 김현정> 임명할 때 그 말씀하셨죠.

◆ 이준석> 그리고 장관 본인의 문제가 아닌 이상, 가족의 문제로 인해서는 관대하게 가겠다는 것이 여권의 입장이었는데 저는 이걸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냐면 조국 장관을 수호하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에 범여권이 축구하다 심판이 편파적이면 심판 바꾸면 돼요. 그런데 이건 골대를 자꾸 바꾸고 규칙을 바꿔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골대가 움직인 건 제자리에 갖다놔야 되는 거 아닌가. 저는 지금 이 상태에서 대통령께서 언론과 검찰에 대한 지적을 하면서 끝내는 것만 있으면 앞으로 골대 위치를 다시 바꿔놓을 그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딱 한마디만 첨언하셨으면 어떨까.

◇ 김현정> 어떤 거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이준석> 예를 들어 앞으로는 국민들의 열망에 맞춰서 인사 기준을 좀 더 엄격하게 가져가도록 하겠다. 그런 포괄적인 말씀이 좀 있으셨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누락됐는데. 저는 이해는 합니다. 왜냐하면 조국 장관의 사퇴 발표가 2시에 이루어졌고 수석보좌관회의를 30분 정도 늦춰야 될 정도로 메시지를 정리할 시간이 적었기 때문인데 제가 아까 애프터서비스라고 표현한 것은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전반적인 인사에 대해서 이번에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가지고 조금 더 엄격하게 가져가겠다, 세세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정도의 큰 틀만 밝히셔도 앞으로 인사하는 데 무리가 없을 텐데 가만히 두면 앞으로 오는 장관이나 아니면 인사 청문회 대상자들이 아니, 조국 장관 때는 의혹만으로 사퇴시키지 않겠다, 라고 했는데 나한테는 왜 이러세요? 이럴 수도 있고. 지금 대통령과 여당이 어쨌든 사실상 인보증에 따라서 지지해 줬던 여권 핵심 지지층 입장에서도 급격한 입장 전환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 부분까지 좀 챙겨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원석> 이게 이제 우리가 정치를 하다 보면 상대의 잘못으로부터 내가 교훈을 얻고 배우는 반면교사가 있어야 되는데 이게 내로남불이 자꾸 돼요. 그러니까 야당일 때는 여당의 잘못에 대해서 통렬히 비판하고 지적하다가 여당이 되면 과거 여당이 했던 잘못을 답습하면서 그걸 정당화하려는 이런 모습들이 나타나는데 이번에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았다고 사실은 할 수 있겠죠. 왜냐하면 과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탄핵 직전까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비슷한 논리로 감쌌거든요.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말고 업무에 임해라, 라는 어떤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가 많은 비판을 불러왔는데 사실은 이번 조국 장관 관련해서. 물론 우병우와 비교할 수 있는 잘못이 밝혀진 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여론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조금 고집을 피우셨던 게 아닌가, 대통령께서. 이런 점이 좀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고요. 어제 그 메시지는 사과는 하셨어요.

◆ 이준석> 사과는 했죠.

◆ 박원석> 국민들 분열을 초래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사과를 두 번 입장문에 담았고. 그런데 검찰 비판할 만하고 언론 지적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기왕에 조국 장관이 내려간 마당에 이후의 정치를 고려해서 조금 더 통합적인 메시지를 내주셨으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이 있고. 물론 기회는 한 번 더 있습니다. 10월 22일날 대통령께서 국회에 와서 시정 연설을 하세요. 그 시정 연설 자리는 보다 더 안정적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때는 통합의 메시지가 나올 걸로 저는 기대를 합니다.

그런데 이제 어제 메시지를 보고 지금 이준석 최고위원이 얘기했듯이 그런 아쉬움을 밝히는 의견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이게 워낙에 큰 평지풍파를 일으켰던 사안이기 때문에. 또 어느 정도 청와대의 입장에서는 조국 장관의 사퇴 시점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조금 메시지 관리에 더 신중을 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통합의 메시지가 나올 것 같다. 그 예측까지 지금 하신 거예요. 내일 <김현정의 뉴스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 대표 섭외돼 있거든요. 이런 이야기들. 오늘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여기 안 계시니까 이번 주 패널에 민주당이 없는 패널이어서 그 이야기는 또 제가 질문으로 던지도록 하고 이렇게 소통하는 시간들. 이철희 의원이 그랬잖아요, 소통 더 해야 된다.

◆ 이준석> 그분은 소통 잘하십니다.

◇ 김현정> 그분은 잘하세요?

◆ 이준석> 그분이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부 전반이 문제입니다, 지금.

◇ 김현정> 뉴스쇼에서 소통하면서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오늘 고생 많이 하셨어요.

◆ 박원석> 고맙습니다.

◆ 이준석>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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