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방송을 시작한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이른바 '낭송회'을 진행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신동엽, 김숙, 김종민과 함께 이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한 설리는 게스트 없이 녹화가 진행된 첫 회에서 자신을 향한 악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설리는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일 당시인 2014년 지속적인 악성 댓글과 각종 루머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었다.
'악플의 밤' 출연 당시 설리는 '설리 최고의 히트작은 인스타그램'이라는 댓글에 "일은 많이 하는데 인스타로 보여주는 게 많은 것 같다"면서 "인정"이라고 반응했다.
아울러 '관종'(관심종자)'이라는 댓글에도 "인정"이라고 답하면서 "우리 모두 '관종' 아닌가요. 관심 좀 주세요"라고 대응했고, '마약을 하는 눈빛 같다'는 댓글에는 "전 범법행위는 저지르지 않는다"며 "노(no) 인정"이라고 반박했다.
'노브라' 이슈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설리는 관련 댓글을 읽은 뒤 "어그로(aggro) 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편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소화기관에 좋지 않기도 해서 착용을 하지 않는 것이고, 그게 자연스럽고 예쁘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이 것(노브라)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 틀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다. '생각보다 별 것 아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설리는 과거 '대인기피증'을 겪었다는 고백도 했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 그거 아니야'. '그거 다 거짓말이야'라고 바로 설명해줘야 할 것 같았다"며 "(사람들을 피해) 골목으로만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거 '악플러'를 고소했다가 선처를 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유명한 대학교에 다니는 동갑 학생이었는데 나이가 똑같은 친구에게 빨간 줄을 긋게 하는 것이 미안해서 선처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시 고소를 하게 될 날이 오면 선처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설리는 이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언론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하다.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났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고 비통할 따름이다. 갑작스러운 비보로 슬픔에 빠진 유가족 분들을 위해 루머 유포나 추측성 기사는 자제해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설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날은 '악플의 밤' 녹화 날이기도 했는데, 제작진은 설리 없이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