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를 예방해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과 만나 조 장관 사퇴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강 수석은 여당 지도부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은 계속 촛불을 지켜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사의 표명은) 조 장관 본인의 결심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설명에도 당초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는 시점을 전후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조 장관의 사퇴시기가 이날로 앞당겨진 데 대해 적잖이 놀란 모습을 보였다.
브리핑에 나선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검찰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의지와 계획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장관직을 물러나게 되어 안타깝다. 민주당이 책임지고 검찰개혁의 제도화를 기필코 마무리 할 것"이라면서도 조 장관의 사퇴 소식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점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조 장관이 사전에 사퇴와 관련한 내용을 당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며 "당도 오늘 오후 1시15분쯤 강 수석이 와서 내용을 전달해서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가족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심경변화의 원인이 아니었겠느냐"고 조심스레 원인을 분석하기도 했다.
한 초선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돌발 사퇴가 아니고 질서있게 정리한 것"이라며 "검찰개혁 적임자로서 장관이 할 수 있는 개혁은 다 했다. 나머지는 국회 몫"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 장관의 사퇴 시점을 놓고 국무회의가 끝나고 할 건지,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영장이 청구되면 할 건지, 패스트트랙을 끝나고 할 건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당과 정부는 여론도 살피면서 검찰개혁도 미루지 않고 하는 방안을 택한 건데, 이게 느닷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풀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차원은 물론 서초동 촛불로 확인된 지지가 있는 상황이고, 임명된 지 35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사퇴는 급해도 너무 급했던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의에서 다뤄진, 검찰 특별수사부 축소 개편안 등을 담은 검찰개혁안은 다음 날인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그동안 검찰개혁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해 온 조 장관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당에서 이런 모습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이 조 장관에게 사퇴 의견을 제시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홍 수석대변인은 "당은 단 한 번도 조 장관에게 사퇴 의사 전달한 적도, 검토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조 장관 사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고위전략회의는 매주 월요일 정례적으로 여는 회의로 전략·기획 관련 간부들만 참석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최고위원들도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뒤 홍 수석대변인은 "조 장관이 검찰개혁을 이 정도까지 끌고 온 노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높이 평가했다"며 "부당한 정치공세에 의해 중도 사퇴한 것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고 아쉬움 표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야당이 가져온 개혁안은 개혁안이라고 하기에 매우 부족하고, 검찰 기득권을 더 강화하는 형태"라며 강력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해서 아예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가장 핵심적인 검찰개혁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는 것도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