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단체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찰 개혁의 완성을 요구했고, 보수 단체는 조 장관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 김상호 언론담당은 14일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조 장관 사퇴 소식에) 구성원들이 모두 충격에 빠졌다"며 "그야말로 멘붕(멘탈 붕괴) 상태"라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아쉽지만 조 장관 본인이 결단한 부분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냐는 분위기가 대체적"이라며 "단체에서 공식 입장은 따로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민연대는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주최해왔다. 토요일인 지난 12일에는 검찰 조직에 보내는 '최후 통첩문'을 마지막으로 집회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담당은 "앞서 결정한 대로 집회는 당분간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장관 사퇴와 상관없이 차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이라는 국정 과제를 완수해달라는 주문을 덧붙였다. 미비할 경우 언제든 집회는 또 열릴 수 있다는 취지다.
보수단체는 조 장관 사퇴를 반기면서 더욱 불붙는 모양새다.
그간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사퇴' 집회를 열어온 범국민투쟁본부 장두익 목사는 "(조 장관 사퇴는) 국민의 분노와 함성이 낳은 결과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까지도 하야해야 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조 장관 사퇴를 받아들이면서 진영 대결로 번진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조 장관 사퇴가 또 다른 갈등 사안으로 비화되거나 더이상 한국 사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며 "사퇴와 별개로 조국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규명돼야 하고, 검찰 개혁도 철저히 그리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윤순철 사무총장은 "조국이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몇가지 검찰 개혁 조치를 취한 건 인정한다"며 "다만 조국 사태로 불거진 좌우 분열, 국정 혼란은 조속히 (정상으로) 방향 전환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놨다. 지난달 9일 취임 이후 35일 만이고, 이날 오전 검찰 개혁 방안을 직접 발표한지 3시간여 만이다.
조 장관은 사퇴 입장문에서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