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친구가 훔친 물건 옮겨준 中대학생 출국조처 정당"

친구의 부탁을 받고 훔친 물건을 대신 옮겨준 중국 대학생이 출국명령 처분을 받자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김병훈 판사는 A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장을 상대로 낸 출국명령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6년 3월 어학연수를 위해 입국한 중국 대학생 A씨는 같은 해 7월 유학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받아 국내 한 대학에서 공부하며 계속 체류했다.

A씨는 2018년 1월 같은 중국 유학생 친구 B씨의 부탁을 받고 B씨가 훔친 800만원 상당의 옷 일부를 옮겨 자신의 집에 보관했다. 이후 여행용 가방에 옷을 옮겨 담은 뒤 B씨와 중국으로 갔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6월 장물 운반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됐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장은 A씨에 대해 곧바로 출국명령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올해 4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친구가 가져온 옷이 장물인 사실을 알면서도 비행기로 중국까지 운반했다"며 "운반의 대가로 30만원을 받기로 했고, 훔친 옷이 800만원 상당이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장은 강제퇴거명령을 할 수 있었으나 그보다 가벼운 처분을 했다"며 "출국하게 되더라도 추후 적법한 체류자격을 받아 입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대한민국에 계속 체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특별한 인도적 사유가 없다"며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장의 처분은 공공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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