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2018시즌을 마친 뒤 현대캐피탈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전광인을 한국전력에서 영입하며 보상선수로 주전 세터 노재욱(우리카드)을 내줬다. 이로 인해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을 주전 세터로 낙점하고 2018~2019시즌을 준비했다.
노재욱은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주전 세터였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전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많은 현대캐피탈 팬마저도 놀라게 했던 최태웅 감독의 과감한 변화는 ‘이승원으로 되겠냐’는 우려를 불렀다. 노재욱의 백업 세터였던 이승원의 경험이나 기량이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승원은 현대캐피탈의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승원으로 되겠냐’는 우려를 결국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것은 최태웅 감독의 신뢰와 이승원의 인내였다. 최태웅 감독은 정규시즌 내내 자신을 향한 불평과 불만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텼던 이승원의 성공에 뜨거운 눈물까지 보였다.
그리고 다시 1년 뒤. 현대캐피탈과 최태웅 감독은 다시 이승원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이승원 없이 되겠냐’로 상황이 180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승원은 2019~2020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릎 후방십자인대에 염증이 생겼다. 이 때문에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출전을 포기하고 시즌 준비에 집중했다. 하지만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최태웅 감독은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개막전의 선발 투입으로 이승원을 향한 신뢰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오래되지 않아 백업 세터 이원중과 베테랑 세터 황동일이 이승원의 자리를 대신해야 했다.
대한항공과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한 최태웅 감독은 “(이)승원이는 작년 챔피언결정전에 잘해줬고, 우리 선수들과 호흡을 가장 많이 맞춘 세터”라며 “작년에는 이 시기에 ‘이승원으로 되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부상 때문에 ‘이승원 없이 되겠냐’는 말을 듣는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묘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