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촛불' 檢 향해 '최후통첩'…"조국수호‧검찰개혁"(종합)

오후 1시부터 서초역 사거리 모여…밤에는 '촛불 물결'로 가득
주최측 "오늘이 마지막 집회…檢개혁 안 되면 다시 나올 것"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 다양…"檢 조국 수사는 개혁 거부하는 몸부림"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일대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에 소환된 12일 저녁 서울 서초역 일대는 조 장관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의 촛불로 다시 한 번 밝혀졌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의 이름을 '최후통첩'으로 붙였다. 잠정적으로 마지막이라고 밝힌 이번 집회에 화력을 모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오후 1시쯤부터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해 사전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4시가 되자 서초역 사거리는 정상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득 찼다.

이번 집회의 경우 주최 측은 구체적인 참가 인원은 밝히지 않고 있다. 광화문의 보수단체와 인원수에 따른 세 대결이 되는 양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최 측은 300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힌 지난 주말 집회보다 더 많이 모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리 곳곳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조 장관의 얼굴이 그려진 손팻말 등을 나눠주거나 조 장관의 모습이 새겨진 티셔츠를 파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일대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기자
본 집회가 시작된 오후 6시, 무대에 연사들이 오를 때마다 참가자들은 LED촛불, 또는 "조국수호 검찰개혁", "정치검찰 OUT", "언론개혁" 등이 적힌 손팻말을 열렬히 흔들며 환영했다.

무대에 오른 황교익 칼럼니스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지만, 조 장관과 가족에 가해지는 행태를 보면 사람이 먼저가 아닌 것 같다"라며 "조 장관을 사퇴시키면 (검찰은) 검찰개혁을 뒤로 물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나서서 검찰의 권력 남용을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희 전 국회의원은 "검찰개혁 다음은 언론개혁이다"며 "권력 비판이 언론의 사명이라면서 왜 검찰은 비판하지 않냐. 언론은 단 한 번이라도 이번 검찰 수사가 적절한지, 절차에 맞는지 의심하고 물어본 적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연령대는 20대 학생들부터 6,70대 노인들까지 다양했다. 친구나 직장 동료와 함께, 또는 가족 단위로 참석한 사람들도 많았다.

친구와 함께 인천에서 왔다는 50대 여성 최모씨는 "명확한 증거 없이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가 두달 동안 이어졌지만 증거가 안 나왔다. 이는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는 검찰의 정치행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에 문제를 느꼈다"고 말했다.

3주 연속 집회에 나오고 있다는 김수열(52)씨는 "조국 장관이 여기서 물러나면 검찰개혁은 물 건너갈 수 있다"며 "만약에 검찰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또 집회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들과 함께 참석한 구병모(52)씨는 "조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보고 '저 정도 털어서 안 나오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다"며 "이것은 표적수사고, 검찰이 개혁 당하기 싫다는 분명한 몸부림이다"고 했다.

이어 "이번 집회가 정말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며 "오늘 참석한 국민들의 열정을 검찰이 잘 새겨 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우선 이날 집회를 끝으로 당분간 서초동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멈추기로 했다. 다만 범국민시민연대 관계자는 "(검찰개혁이 안 된다면) 상황에 따라 언제든 촛불을 들 수도 있다"며 추가 집회 개최 가능성을 열어놨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포대로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조국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윤창원기자
한편 비슷한 시각 보수단체들도 서초동 집회 현장 인근에서 조 장관 사퇴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날 낮 서울역에서 '조국 구속' 집회를 연 우리공화당은 오후 4시부터 서초동 서울성모병원 앞으로 장소를 옮겨 2부 집회를 열었다.

자유연대도 오후 5시부터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요구 결사항전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조국 구속", "문재인 탄핵", "정경심 구속"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참석 인원에 따라 서초역을 중심으로 서초대로와 반포대로 왕복 8~10차선 도로를 순차적으로 통제했다. 아울러 인근 보수단체 집회와의 충돌에 대비해 서초역 인근에 94개 중대 5천명 규모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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