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웃다가…’첫 태극마크’ 김재우의 90분

각급 대표팀 소집 경험에도 출전은 처음

큰 실수와 만회하는 골까지...K리그2 부천 소속 수비수 김재우가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첫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사진=대한축구협회)
2019년 10월 11일은 김재우(부천)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을 하루가 됐다.

K리그2 부천 소속 수비수 김재우는 11일 경기도 화성의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2세 이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풀 타임 활약했다.

한국이 3대1로 역전승한 이 경기에서 김재우는 부정적인 면에서, 또 긍정적인 면에서 분명하게 축구팬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6년 일본 국가대표였던 혼다 게이스케가 구단주로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졌던 SV호른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던 김재우는 어쩌면 그때보다 더 확실하게 축구계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재우는 전반 20분 우즈베키스탄의 선제골 장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수를 했다. 상대 공격수가 김재우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고, 그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김재우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그대로 무너졌고, 결국 선제골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7분 뒤 김재우는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넣고 아픈 기억을 씻었다.

이 두 장면 외에도 김재우가 시선을 사로잡은 장면은 또 있다.


1대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6분. 이번에도 코너킥 상황이었다. 정태욱(대구)이 머리로 떨군 공을 김재우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골키퍼의 시선이 아직 자신을 향하지 않았던 탓에 사실상 노마크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지만 슛이 위로 뜨며 크로스바를 맞았다.

그에 앞선 후반 10분에는 수비 상황에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상대 공격수에게 전달하는 패스가 되며 실점 위기를 내주기도 했다. 다행히도 상대 공격수의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탓에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만한 또 다른 실수였다.

22세 이하 축구대표팀에서 입지가 굳건하지 않은 김재우는 자신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더욱 발전해 어느 무대에서도 자기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후 만난 김재우는 자신의 골과 실수에 대해 “골은 내가 했던 실수의 만회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이후의 실수는 많이 반성하고 있다. 다시 나오지 않게 하려고 그런 부분만 생각하며 고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후반 16분 노마크 상황에서 추가골 기회를 놓친 장면에 대해서는 “수비수는 수비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초 만에 반성하고, 다시 그다음 1초는 (실수를) 털어버리고 경기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골도 넣고 실수도 있었지만 김재우가 이날을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있다. 지금까지 여러 번 각급 대표팀에 소집되고도 경기에 나설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재우가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경험 덕에 김재우는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과 2020년 도쿄올림픽이라는 꿈을 더욱 분명하게 갖게 됐다.

김재우는 “굉장히 감격스럽다.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발전해서 어느 무대에 가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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