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공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룡건설이 제안한 473개 기술 제안 중 채택된 것은 264건. 55%에 그친다.
한은 통합별관 공사는 한국은행이 기본설계를 제공하면, 이를 토대로 각 업체들이 제안한 기술을 평가해 시공사를 결정하는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확정됐지만, 정작 한은은 계룡건설이 제안한 기술의 절반 가량만 채택했다.
기초과학연구원 본원1차 건립사업에서 시공사였던 계룡건설의 기술 채택률이 98%였던 것이나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공사에서 시공사였던 현대건설 기술 채택률이 100%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은에서는 계룡건설에서 제안한 기술들이 건축공사에 적합하지 않아 채택하지 않은 기술들이 많다는 입장이다.
애초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될 때부터 한은 통합별관 건축공사를 둘러싼 소송이 줄을 이었다.
일각에서는 조달청 관계자들과 계룡건설의 유착 등으로 인해 계룡건설이 부당하게 시공사로 확정됐다는 의심이 있다. 이미 경제정의실천연합 국책사업감시단은 지난 7월 조달청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업무상배임과 입찰방해죄, 직무유기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심의위원들이 잘했다고 평가한 기술들이 정작 집주인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것이었다"며 "당시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