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과 한국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해요"

7년 만에 오리지널 월드투어로 주연 배우·제작진 내한 인터뷰
"한국 관객들의 열정 기대하겠습니다"
12월 첫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대구 공연
11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특별한 무대도 펼쳐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스틸 (사진=에스엔코 제공)
"오페라의 유령하느라 한국에 많이 왔는데 이 나라 분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봤습니다. 20년 동안 오페라 유령이란 작품과 한국 관객들과의 사랑이 깊어지면서 러브라인이 형성 됐는데, 하늘에서 맺어준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방한에서도 한국 관객들의 열정 기대하겠습니다"

7년 만에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내한 공연으로 다시 한국을 찾은 라이너 프리드(Rainer Fried) 협력 연출은 10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이 같이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종일관 만면에 밝은 웃음을 짓던 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칭하며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많은 한국분들이 내성적으로 감정을 숨기는 것을 아는데, 저한테는 못 감춥니다. 저는 한국인의 열정적인 면을 보고 말았고, 또 보입니다. '오페라의 유령'이 안온 사이에 한국 관객분들이 다른 작품과 사랑에 빠지고 바람 핀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바람을 펴도 원래 연인한테 돌아오는 것처럼 오페라의 유령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19세기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음악가 유령(팬텀)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러브 스토리를 담았다.

1986년 런던, 1988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래 2016년 10월, 지난해 1월 30주년을 맞이해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30년 넘게 연속 공연된 유일한 작품이다.

2012년에는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고, 전세계적으로 41개국 183개 도시 1억 4천만명이 관람한 명작이다.

2001년 한국에 처음 초연되며 뮤지컬의 역사를 써내려 간 '오페라의 유령'은 2012년 25주년 기념 내한공연 단 4회의 프로덕션으로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오른쪽),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음악감독 (사진=에스엔코 제공)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이 같은 작품의 성공 비결에 대해 "한 단어로 '마법'이라고 할 수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가 된 점이 이 작품의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롱런의 비결로 '작품을 고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영국에서 초연한 뮤지컬이 미국으로 넘어갈 때 전혀 수정된 부분이 없습니다. 작품 스스로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탄탄하게 만들어진 공연입니다"

이처럼 탄탄한 스토리와 웅장한 무대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관객을 사로 잡는다.

특히 이번 월드투어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거대한 세트는 무대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고증을 통해 완벽하게 재현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와 230여 벌의 의상이 무대를 뒤덮고, 거대한 샹들리에가 무대로 곤두박질 친다.

또, '오페라의 유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바램은 그것 뿐(All I Ask of You)' 등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선율의 넘버들은 관객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데이비드 엔드루스 로저스(David Andrews Rogers) 음악감독은 "많은 작품의 음악이 관객에게 들려지는데 30년이 넘도록 시대를 불문하고 관객들의 귀에 친숙하게 들리는 경우는 잘 없다"며 "이 작품은 오페라 음악들이 그렇게 들릴 뿐 아니라, 극 안에서의 기승전결이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 마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중요한건 얼마나 곡이 훌륭하게 써졌길래 관객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지가 신기한 것 같고, 단어 하나 하나 다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캐릭터가 갖고 있는 목적이라던지 아젠다가 관객들에 전달되는 자체가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황홀한 마법 같은 무대를 연출한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성사된 월드투어의 무대에 걸맞게 오리지널 크리에이터가 찾아낸 주역들로 완성됐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3인의 주역들 (사진=에스엔코 제공)
유령(팬텀) 역은 '역대 최연소 유령'이자 웨버의 작품에서 6편의 주역을 맡은 조나단 록스머스(Jonathan Roxmouth)가 맡았다. 현재 32살인 조나단 록스머스는 7년 전인 25살에 이 작품을 만나며 유령 역에 분했다.

조나단 록스머스는 "이 작품은 내가 인간으로서 배우의 삶을 살아야겠다 생각을 한 작품이다. 어렸을 때 천진난만한 생각으로 작품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는데', '나도 하고 싶다'. '내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렬히 들면서 역할에 대한 꿈을 꾸고 키워가기 시작했다"며 "이 작품은 저한테 드림 롤이다. 이 역할을 하면서 매일 매일 꿈이 이루어졌다(Dreams come true)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7년 전과 지금과 비교하면 그간의 저의 삶 속에서 좋았던 일, 또는 좋지 않았던 일도 있었다. 개인적인 삶 안에서 유령 역할을 하는 것에 있어 반영되는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며 "이 역할이 체력 소모가 어마어마한 역할인데 아마 7년 뒤에 제가 이 역할 하면 힘들지 않을 까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이 역할이 소중하고 치열함이 있어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 역할에 대한 자신감을 포함해 7년이 흐른 후 내 모습이 어떨까. 그때도 자신감으로 다가올까 하는 마음도 있는데 그러한 마음까지 반영해서 열심히 역할에 임하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5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 클레어 라이언(Claire Lyon)은 '크리스틴' 역을 맡아 다시한번 한국 관객을 만난다. 클레어 라이언 역시 어린시절 크리스틴을 보고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이 공연을 처음 보고 잊을 수가 없었다. 내 몸 안에 배어져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며 "집에 당시 크리스틴 역할을 했던 사라 브라이트만 사진도 있었는데 그거 보면서 매 시간 '내가 꼭 해야겠다',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마음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크리스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제 삶의 모든 것을 의미하고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첫 사랑인 크리스틴을 잊지 못하는 귀족 청년 라울 역은 브로드웨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평가 받는 맷 레이시(Matt Leisy)가 맡아 연기한다.

맷 레이시는 "어릴 때 이 작품에 대해 처음 알게 됐을때 까지만해도 내가 몸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못해봤다. 그래서 이 서사 안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나한테는 특권이라고 생각이 들고 매일매일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젊고 낭만적인 주인공 역할을 많이 해왔는데 다소 깊이가 있고 여러 차원을 가진 인물인 라울을 연기하면서 제 삶에 있어 경험도 많이 늘어가고 연기의 층도 늘려갈 수 있어 매일매일이 대단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연을 하면서 계속 느끼고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월드투어 내한공연은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 공연을 시작으로 2020년 3월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7~8월 대구 계명 아트센터 공연까지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이에 앞서 11일 오후 6시 30분에는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TOP스테이지 '오페라의 유령'을 읽어주다'로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이 자리에서는 조나단 록스머스를 비롯 클레어 라이언, 맷 레이시 등 3인의 주역이 관객들과 만나게 될 공개 제작발표회와 '오페라의 유령'의 주옥같은 넘버를 만날 수 있는 쇼케이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국내 뮤지컬 스타인 한지상, 박혜나, 이충주의 갈라 쇼도 마련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