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의 비극 “어느 나라도 그들의 독립 원하지 않아”

4천만 쿠르드족, 중동 4나라에 흩어져 살아
터키 공격받은 쿠르드 족, 독립 꿈 물거품 되나?
쿠르드족, 독립 열망에 IS 격퇴전에 지상군 참여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 크루드족으로선 배신 행위
세계 언론들, ‘트럼프에게 토사구팽 당했다’ 표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0)
■ 방송일 : 2019년 10월 10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영미 (국제분쟁전문 PD)

◇ 정관용> 나라 없는 세계 최대 민족, 중동의 집시 이렇게 불려지는 쿠르드족. 터키가 바로 이 쿠르드족을 겨냥해서 시리아 북동부 지역 공격에 나섰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이번 작전을 ‘평화의 샘’ 이렇게 불렀다고 하는데 쿠르드족은 어떤 민족이고 터키는 왜 이들을 공격하는지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를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영미> 안녕하세요. 김영미 PD입니다.


◇ 정관용> 쿠르드족, 어떤 민족이에요?

◆ 김영미> 쿠르드족은 우리랑 집적적인 관계를 가졌던 건 이라크 전쟁 중에 파병을 갔던 자이툰 부대가 있었던 아르빌이라는 지역에서 처음 우리가 쿠르드족과 만나게 됐었는데요. 인구가 한 4000만 정도 되는 굉장히 큰 민족이긴 한데 나라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리아와 터키와 이라크와 이란 이렇게 걸쳐가지고 이 4개 나라가 지도를 보시면 같이 이렇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이 지점에 같이 있는 그 민족인데 창세기 때 메데족이라고 처음 나온 걸 보니까 굉장히 오래된 민족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4000만 명이 4개 나라에 흩어져 산다, 이거로군요.

◆ 김영미> 그 4개 나라에 거의 셋방살이 하는 식으로 계속 살고 있는 거죠, 나라 없이.

◇ 정관용> 자치를 허용 받은 그런 경우도 있지 않나요?

◆ 김영미> 이라크 북부지역에 자치지구를 허용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거기도 이라크 영토로 분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 중앙정부 컨트롤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자치지구가 아니라 시리아에 사는 쿠르드족은 시리아 국민으로 분류가 되고 있고요. 터키에 사는 터키 동부 쪽에 분포하는 쿠르드족은 터키 여권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터키 정부군이 터키 내부에 있는 쿠르드족이 아니라 시리아에 있는 쿠르드족을 공격한 거죠?

◆ 김영미> 그런데 사실상 그 터키 안에서도 쿠르드족은 터키 정부로부터 공공의 적, 테러리스트 이렇게 취급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쿠르드공산당이 터키 안에 만들어지면서 생긴 일인데요. 쿠르드공산당은 터키 정부와 무력으로 맞서 싸우는 그런 집단입니다. 시리아 북부를 이번에 공격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지금 시리아 내전이 이란하고 있기 때문에 시리아 정부로부터 영토에 대한 어떤 공격이나 이런 거에 대한 그런 항의를 덜 받을 가능성이 많은 거죠. 예를 들어 이라크나 이란보다는 시리아가 만만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터키 내에 쿠르드족과는 이미 거의 준내전 상태인 거고. 그렇죠?


◆ 김영미> 터키 동부 쪽에 쿠르드족이 많이 사는데 바로 며칠 전에도 자살폭탄테러가 났었어요, 쿠르드족에 의해서. 이런 무장 투쟁들이 터키 정부로서는 좀 위협이 될 수도 있고 또 터키 안에서 정치적인 어떤 위기상황이 왔을 때 쿠르드족을 퇴치하기 위한 어떤 그런 작전을 전개한다든지 이러면서 정치적 위기를 에르도안 대통령은 많이 넘기곤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면서 시리아 쪽에 있는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건 바로 그 테러 통로를 막겠다. 이 지역 전체 평화를 가져오겠다 이렇게 지금 에르도안 대통령은 말하고 있다면서요.

◆ 김영미> 네. 작전 이름도 ‘평화의 샘’이라고 만들었는데 시리아 쪽에 있는 쿠르드족들이 이번에 IS 소탕전에 가장 많이 앞장을 섰고요. 또 여기에는 무장을 주장하는 쿠르드 무장단체들이 또 생겨났습니다. 그런 것들이 터키에게 명분을 주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또 미군이 철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터키로서는 무주공산으로 그쪽을 공격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거죠.

◇ 정관용> 미국은 사실은 시리아전에서 IS 격퇴를 쿠르드의 손을 빌려서 한 거 아닌가요?

◆ 김영미> 쿠르드족이 이번에 미국 편을 들어서 IS 격퇴전에 가장 최전선에 섰고 굉장히 많은 희생을 치렀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이달 8일(현지시간) 시리아에 있는 유엔 사무소 앞에서 민병대 참전 병사들과 퇴역 병사들이 터키의 쿠르드 공격을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영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편에서 그렇게 IS를 격퇴하기 위해서 애썼던 것은 다른 나라 어느 나라도 사실 지상군을 파견하기 힘든 가운데서 쿠르드족만이 이걸 했으니까 독립시켜달라라는 그런 메시지죠. 그래서 독립을 함으로써 본인들의 나라인 쿠르디스탄이라는 나라를 세우기를 굉장히 열망을 했고 지난 9월 25일날 독립에 찬성, 반대 주민투표를 해서 쿠르드족은 반드시 독립을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철수를 함으로써 터키에게 쿠르드족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주게 된 경우죠. 쉽게 말해서 배신을 당한 경우인데 쿠르드 역사상 계속 지금까지 배신의 역사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런 배신을 당한 것이 쿠르드족으로서는 굉장히 뼈아픈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냥 단순한 배신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토사구팽이다라는 용어를 쓰던데 김 PD도 동의하시겠네요.

◆ 김영미> 그렇죠. 지금까지 쿠르드족이 그 어떤 때보다 지금은 거의 확신은 했었거든요. 그 옛날에 사실 걸프전에서도 그렇고 이란전에서도 그렇고 여러 번 쿠르드족이 독립시켜준다는 명분 하에 국제사회에 많이 기여를 하려고 노력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확신을 많이 했었던 것은 쿠르드족이 아니었으면 IS 격퇴전에서 지상군 이 부분은 해결을 할 수가 없었던 문제였거든요. 그래서 쿠르드족이 많이 기대를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기대를 저버리고 미군은 빠졌고 터키는 바로 공격에 들어갔고 지금 국제사회에서 쿠르드족 편을 들어서 터키랑 맞서 싸우겠다는 쪽도 없는 거 아닙니까?

◆ 김영미> 지금 현재 쿠르드족의 독립을 어느 국가도 지지할 수가 없는 것이 각 나라마다 독립이라는 건 영토를 제공해야 되는 건데.

◇ 정관용> 그렇죠.

◆ 김영미> 시리아가 영토를 내놓겠어요, 아니면 이란이 영토를 내놓겠어요. 그러니까 이 네 곳 다 영토를 내놓을 수 없고 또 다른 국제분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지할 수가 없으니까 독립을 지지한다는 말은 못하고 터키의 공격을 비난한다까지는 할 수 있겠죠. 그러나 독립을 지지한다고 할 수 없는 한 이 쿠르드족의 독립은 될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뿐만 아니라 그러니까 터키의 공격을 비난은 하지만 막아낼 수가 없는 거 아닙니까? 계속 지금 쿠르드는 당할 수밖에 없네요.

◆ 김영미> 쿠르드족 입장에서는 누구라도 국제사회에 누구라도 우리 편이 돼줬으면 하는 그런 SOS를 치고 있지만 심지어는 이제 시리아 정부에조차도 손을 내밀어보지만 시리아 정부 같은 경우는 지금 현재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대통령 시절에.

◇ 정관용> 그때도 안 됐다.

◆ 김영미> 쿠르드족 인종청소라고 벌어질 만큼 엄청난 학살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 김영미> 그래서 아마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김 PD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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