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당회 "김삼환 대리당회장-김하나 설교목사" 결의

김하나 목사의 위임 청빙이 취소된 명성교회가 김삼환 원로목사를 대리당회장으로 세우고, 김하나 목사를 설교목사로 두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성교회는 어제(9일) 수요예배 직후 당회를 열어, 이같이 결의했다고 명성교회 한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대리당회장을 세울 수 없다. 대리당회장은 담임목사(위임목사)가 유고하거나 사정이 있어서 담임목사 대신 당회장직을 대리하는 자로, 그 교회에 담임목사가 존재할 때 가능하다.

명성교회는 지난 8월 예장통합총회 재판국의 재심판결로 김하나 목사의 위임청빙이 취소되면서 현재 담임목사가 없는 상태와 같다.

지난 9월 104회 총회가 결의한 ‘명성교회 수습안’에서도 명성교회에 대리당회장이 아닌 임시당회장을 파송하도록 했다.

특히 김하나 목사를 설교목사로 세우겠다는 판단은 ‘청빙 취소’라는 재심판결을 수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설교는 담임목사가 교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위임이 취소된 목사를 교회에 그대로 두고 설교를 하도록 한다는 것은, 사실상 교인들을 그 영향권 아래에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명성교회 한 관계자는 “이번 당회 결정은 교회 강단과 당회, 교회내 행정권을 누구에게도 넘길 수 없다는 교회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삼환 원로목사가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교회의 모습은 변한 게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동남노회 최관섭 목사는 지난 4일 명성교회 임시 당회장으로 유경종 목사를 파송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경종 목사는 과거 명성교회의 임시당회장으로 파송받은 적이 있다. 유경종 목사는 지난 2015년 12월 김삼환 목사 은퇴 이후 명성교회의 임시당회장으로, 2017년 김하나 목사 청빙 당시 당회와 공동의회를 진행하는 등 세습금지법을 위반한 결의를 주도한 바 있다.

그러나 통합총회가 결의한 ‘명성교회 수습안’에는 새 노회임원이 구성된 이후인 11월 3일 임시당회장을 파송하도록 했다.

서울동남노회 관계자는 “총회결의에 따라 11월에 임시당회장을 보내려고 했는데, 명성교회에 다니는 신학생들의 계속교육을 위해 당회장 추천서 등이 필요했다”면서 시급하게 임시 당회장을 파송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명성교회가 대리당회장을 세운데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며 관련 내용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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