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10㎞ 이내 방역대를 벗어난 곳에서 또다시 ASF가 확진되자 내부 오염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야생멧돼지 발견 지점은 제외하는 모양새다.
10일 연천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신서면 답곡리의 한 양돈농가에서 모돈 4마리가 식용부진 증상을 보인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ASF로 확진됐다.
지난달 17일 백학면에서 2번째 ASF가 발생한데 이어 연천지역에서 2번째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 2일 비무장지대(DMZ) 우리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지점에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야생멧돼지에서 혈액을 채취해 국립환경과학원으로 이송해 정밀 검사를 벌인 결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당시 환경부는 DMZ 내 북측에서 남측으로 야생동물 이동은 가능하지만 남측 철책의 특성상 DMZ 밖으로 이동이 차단돼 있다며 야생멧돼지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발표와 달리 이날 연천에서 14번째 ASF가 발생하면서 야생멧돼지 전파 가능성에 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연천 신서면 농장은 앞서 ASF가 발생한 백학면 농장과 25㎞ 가량 떨어져 있지만,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 지점과는 8.5㎞ 떨어졌다.
ASF가 발병한 농가간의 거리는 짧게는 3.2㎞에서 멀게는 26.3㎞로 확인된다. 그러나 발생농가 대부분 10㎞ 이내에 밀집해 있다.
ASF 잠복기가 최대 19일인 점을 감안하면 야생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 7일 만에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이다.
때문에 ASF 발병한 농가간 거리가 대부분 10㎞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방역 체계에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방역당국은 기존 확진농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ASF가 추가 발병하면서 다른 매개로 인한 2차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ASF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지난 시점에서 발병한 것은 최초 발생에 따른 감염이 아닌 기존 13차례 추가 발병으로 인한 2차 감염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파주시의 사례 등을 고려했을 때, 그래선 안 되지만 그런 (지역 내 2차 감염의) 경우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ASF 바이러스가 분변 등에 생존해 있을 수 있으며 언제든 다시 또 가축에 들어가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