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또' 무너진 커쇼…106승 시즌을 망친 로버츠 감독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사진=연합뉴스 제공)

LA 다저스의 간판 클레이튼 커쇼는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정규리그 통산 성적은 169승74패 평균자책점 2.44. 포스트시즌에서는 9승11패 평균자책점 4.33에 그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워싱턴 내셔널스를 만난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에서 류현진을 3차전 선발로 정하고 워커 뷸러를 1차전, 커쇼를 2차선 선발로 내보냈다.

만약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갈 경우 뷸러가 최종전 선발을 맡고 포스트시즌 불펜 등판 경험이 있는 커쇼에게 '1+1' 방식으로 경기 후반부를 맡기는 카드가 가능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 워싱턴의 NLDS 최종 5차전.

다저스는 1회말 맥스 먼시의 투런포, 2회말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포로 초반 3대0 리드를 잡았다. 패하는 순간 시즌이 끝나는 벼랑 끝 승부에서 초반 선취점의 가치는 매우 크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뷸러가 6회까지 1실점하며 호투하고 있었다.

투구수가 많아진 뷸러는 7회초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미 117개의 공을 던진 뷸러로 계속 끌고가기는 어려웠다. 타석에 왼손타자 애덤 이튼이 서자 로버츠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왼손 에이스 커쇼를 마운드에 올렸다.

커쇼는 기대에 부응했다. 이튼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그런데 로버츠 감독은 커쇼에게 한타자를 상대하는 원포인트 릴리프 이상의 역할을 기대했다. 이후 다저스는 좌절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로버츠 감독은 8회초에도 커쇼를 기용했다. 조 켈리 혹은 마에다 겐타가 셋업맨 역할을 하고 켄리 잰슨이 마무리를 하는 다저스의 일반적인 필승조 운영에 변화를 줬다.

악몽이 시작됐다. 앤서니 렌던은 바깥쪽 낮게 떨어진 89마일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때려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어 후안 소토가 89마일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소토의 방망이에 맞은 공이 뻗어나가는 순간 커쇼는 마운드에서 주저않았다. 스코어는 3대3 동점이 됐다. 결과적으로 로버츠 감독의 승부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커쇼는 곧바로 강판됐다.

마운드에 올라온 마에다 겐타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해 다저스 팬들에게 묘한 여운을 남겼다. 로버츠 감독은 동점 상황에서 마에다 겐타에게 긴 이닝을 맡기지 않았다. 9회초에는 조 켈리를 올렸고 켈리는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았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8회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진 경기에서 9회에 곧바로 마무리가 나오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때부터는 1점의 가치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총력전 모드로 바뀐다. 워싱턴은 9회말 마무리 다니엘 허드슨을 올렸다. 다저스도 어쨌든 9회초는 성공했다.

그런데 10회초에도 조 켈리가 올라왔다. 2번타자 이튼부터 시작하는 위험한 이닝이었다. 이튼은 볼넷으로 나갔고 워싱턴의 간판 렌던은 좌측 방면 2루타를 쳤다. 소토는 고의볼넷으로 나갔고 다음 타자 하위 켄드릭이 만루포를 쏘아올려 스코어를 7대3으로 만들었다.

켈리가 1사 후 다시 안타를 맞자 다저스는 그제서야 마무리 잰슨을 올렸다. 큰 의미가 없는 투수교체가 되고 말았다. 넋이 나간 다저스는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3대7로 졌고 시즌은 막을 내렸다. 내셔널리그 최다 106승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의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던 다저스의 비참한 마지막이었다.

만약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면 류현진이 1차전 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또 한번 가을에 무너진 커쇼 그리고 줄줄이 실패로 끝난 로버츠 감독의 불펜 운영으로 인해 류현진의 시즌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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