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115구' 켈리가 되살린 LG 가을야구 불씨

가을야구 두 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스타트

'간다 4차전!' LG 트윈스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투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팀을 구해냈다. (사진=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역투를 펼치며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LG는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가는 데 성공했다.

켈리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KBO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LG는 키움을 4-2로 꺾고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순간. 켈리는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 치른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6⅔이닝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준PO 진출을 이끈 켈리는 LG의 희망이었다.

류중일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켈리가 언제까지 던질지 모르겠지만 5회 이상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켈리는 1회초 1사 2루에서 박병호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선취점을 헌납했다. 실점은 2회에도 이어졌다. 2사 1, 2루에서 서건창에게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를 얻어맞고 또다시 점수를 내줬다.

실점보다 투구 수가 걱정이었다. 켈리는 1회에만 무려 29개의 공을 던졌다. 2회를 마친 켈리의 투구 수는 52개까지 늘었다. 류 감독이 기대한 5이닝을 기대하기 어려운 투구 수였다.


하지만 켈리는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한숨 돌렸고 4회도 타자 4명으로 끝냈다. 켈리는 5회 역시 삼자 범퇴로 막아냈다. 그리고 6회초 2사에서 김웅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포효했다.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켈리는 6이닝을 책임지고 2-2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 초반 많았던 투구수에도 불구하고 선발 투수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줬다. 이날 115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를 펼친 켈리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4회로 김광현(SK)과 함께 리그 1위에 오른 켈리는 가을야구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안정감을 선보였다.

LG는 켈리의 역투를 앞세워 역전승을 거뒀다. 채은성의 홈런으로 2-2로 균형을 맞춘 LG는 7회말 무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오지환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을야구 무대에서 침묵하던 카를로스 페게로가 8회말 쐐기 홈런을 때려냈다.

리드를 잡은 LG는 마지막까지 실점하지 않으면서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만들고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가는 데 성공했다.

흔들림 속에서도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켈리. 바람 앞의 촛불이던 LG의 가을야구를 되살린 일등 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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