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씨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억울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8차 사건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 등 증거물과 기록을 검찰에 확인한 결과 현재 존재하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
윤모(당시 22세, 농기계 수리공) 씨는 지난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박모(당시 13세) 양 집에 침입해 잠자던 박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10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윤 씨는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바가 전혀 없는데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며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윤 씨는 3심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0년을 복역하다가 감형받아 2009년 출소했다.
윤 씨와 이춘재 모두 8차 사건의 피해자의 집과 매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는 자백 당시 박 양과 한 집 건너 이웃에 살고 있었던 점 등을 언급하며 8차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과거 6차 사건 이후 용의선상에 올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8차 사건 이후 2차례 더 조사를 받았지만, 유력한 용의자로 꼽히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이춘재의 음모도 채집했지만 감정 결과 8차 사건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14건과 성범죄 30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보다 더 많은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파악한 바로는 (이춘재의 범행이)더 많다"며 "(이춘재가) 살인 14건을 정말로 했는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과 청주권의 미제 살인사건을 같이 다 보고 있다"며 "용의자가 진술하지 않은 범죄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진술한 범죄가 이 씨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춘재에 대한 대면조사는 전날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이뤄졌지만, 이춘재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해 조사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