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택 압수수색' 참여한 여성검사 '사이버 테러'

7일 국감서 장제원 의원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맹비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넘어 '수사 압박' 작용 여지도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트위터 이용자가 김모 검사를 비방하며 올린 게시물. (사진=트위터 캡처)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검사들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검사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노출과 인신공격 등 '사이버 테러'가 이뤄지고 있다. 7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국감)에서도 해당 이슈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이뤄졌다.


이날 조 장관 일가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지난달 23일 검찰이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현장에 있었던 '여성검사'인 김모 검사에 대한 '신상털이'와 무차별적 비방 등이 도마에 올랐다. 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근무중이다.

처음 김 검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시작된 것은 압수수색 당시 건강상태를 호소하며 남편인 조 장관에게 전화를 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바꿔준 수사팀 검사가 김 검사라는 '가짜 뉴스'가 돌면서부터다. 실제로 조 장관과 통화를 했던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이모 부부장검사(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자택 압수수색을 시작할 때 (현장에 나간) 검사와 통화를 한 사실이 있냐"고 던진 질문에 "그렇다"고 시인하면서 '수사 외압'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야당 측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 서초동에 촛불을 들고 모이는 시민들이 모두 검찰 수사팀에 '인민재판'식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김 검사의 예를 들었다.

포문을 연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배성범 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조 장관 집을 압수수색한 여검사가 무차별 사이버 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충격적 보도가 있었는데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며 "압박이나 겁박을 당하고 있는 검사나 수사관이 있으면 저에게 정확히 사례까지 넣어서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날 기준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본 결과 김 검사에 대한 공격은 얼굴사진, 나이, 출신, 학력, 사생활 등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부터 외모품평과 욕설에까지 이르고 있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피의사실조차 없는 법무부 장관 집을 유례없이 11시간이나 압수수색하면서 명품가방·옷 뒤지고 충격받아 쓰러진 정 교수", "쓰러진 아내를 좀 배려해달라는 장관의 전화 통화에 압박을 느꼈다는 그 잡X 검사" 등 허위사실과 원색적 비난이 담긴 표현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얼굴이 압박이다", "반(反)정부하게 생겼다"는 등의 '여성혐오'적 표현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들이 김 검사 등 수사팀을 압박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할 경우, 피의사실과 관계없는 물품들은 압수수색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수사팀이 (정경심 교수의) 명품가방 등 사치품을 찾아 망신주기식 수사를 하려고 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의 '유착설'이 제기된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당시 김 검사가 특수부로 발령받았다는 사실을 들어 최 의원이 김 검사의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처럼 수사팀에 속한 검사에 대해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확산시키는 공격이 계속될 경우, 검사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을 넘어서서 '조국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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