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버츠?' 우리 LA 다저스 감독이 달라졌어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사진=연합뉴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달라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가을야구에서 난해한 용병술로 맹비난을 받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는 수싸움에서 완전히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다저스는 7일(한국 시각) 미국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워싱턴과 3차전에서 10 대 4 승리를 거뒀다. 안방에서 1승1패로 맞섰던 다저스는 적지에서 먼저 웃으며 5전3승제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경기는 두 감독의 지략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당초 워싱턴은 이날 선발 투수로 에이스 맥스 슈어저의 등판이 예상됐다. 그러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슈어저 대신 아니발 산체스를 투입했다.

물론 슈어저는 지난 5일 2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투입돼 16개의 공을 던지며 승리를 이끌었다. 휴식이 짧았지만 충분히 3차전 선발 등판이 가능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략은 적중하는 듯했다. 산체스는 이날 5이닝 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2볼넷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4회 맥스 먼시에게 내준 1점 홈런이 유일한 흠이었다. 워싱턴은 1회 후안 소토가 류현진에게 2점 홈런을 때리며 2 대 1로 앞섰다.

하지만 6회초 두 감독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워싱턴은 앞선 5회말 선발 투수 산체스 타석 때 대타 라이언 짐머맨을 냈다. 1사 1루에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짐머맨은 1루 땅볼에 그쳤고, 워싱턴은 무득점에 머물렀다.


산체스를 교체한 과감한 승부수는 독이 됐다. 뒤이은 좌완 패트릭 코빈이 1이닝도 막지 못하고 4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코빈은 지난 4일 1차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지만 이틀을 쉰 뒤 등판해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반대로 6회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오른손 대타가 3번 연속 성공하며 빅이닝의 발판을 놨다. 2사 1루에서 먼저 데이비드 프리즈가 우전 안타로 1, 3루 기회를 만들었고, 포수 러셀 마틴이 역전 2타점 2루타로 화답했다. 이어 류현진의 대타 크리스 테일러가 볼넷을 얻어냈고, 또 다시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가 싹쓸이 2타점 2루타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후 저스틴 터너가 3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맹비난을 받았다. 정규리그부터 선발 조기 강판과 불펜 혹사 논란에 휩싸인 로버츠 감독은 타자들의 이른바 '좌우 놀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 로버츠 감독은 보스턴과 월드시리즈 승부처에서 잇따라 황혼기에 접어든 불펜 투수 라이언 매드슨을 투입했는데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로버츠 감독의 선수 운용을 꼬집는 등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국내 팬들도 로버츠 감독을 '돌버츠'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로버츠 감독은 올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대 투수에 따라 좌우 타자를 집중 배치하는 좌우 놀이에서 주전들을 믿고 기용해 성공을 거뒀다. 특히 가을야구에서 초반이긴 하지만 마운드와 타선 운용이 빛을 발했다.

물론 류현진 이후 등판시킨 조 켈리가 2실점으로 흔들렸지만 이후 큰 위기 없이 승리를 지켰다. 과연 로버츠 감독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다저스의 오랜 숙원인 우승컵을 들어올릴지 지켜볼 일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