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의 무게감은 손흥민(27, 토트넘 핫스퍼)에게도 상당한 모습이다. 스리랑카(10월10일), 북한(10월15일) 등 상대적 약체와 2연전이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길인 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손흥민은 7일 파주NFC에 소집된 후 "다들 북한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된다"면서 "북한전만 치르러 소집된 것이 아니기에 홈에서 경기를 잘 치르고 북한전을 걱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고,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북한전에 대해) 다들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응원 등 변수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어느 경기도 쉬운 경기는 없다. 특히 이런 경기는 신경 쓸 부분이 더 많다. 팬들이 못오는 것은 우리에게도 타격이다. 대신 이길 수 있다면 얻어가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투르크메니스탄과 원정 1차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무엇보다 월드컵으로 가는 여정이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손흥민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주장, 그리고 태극마크가 주는 무게다.
손흥민은 "발걸음이 가벼울 수가 없다. 월드컵을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인데 가볍게 올 수 없다"면서 "선수들과 열흘 동안 훈련하고, 두 경기를 뛰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대표팀 주장으로서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해 발걸음이 가벼울 수는 없다. 부담을 가지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대표팀에 오며 발걸음이 가벼웠던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속팀에서 연일 골 소식을 전하고 있다. 다만 토트넘의 성적은 좋지 않다. 손흥민도 소속팀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이 사라졌다.
손흥민은 "내가 잘했으면 팀 성적이 더 좋았을 것이다. 축구는 혼자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팀성적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대표팀에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개인 경기력을 떠나 팀 경기력이 좋았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내 욕심보다 월드컵을 나가는 것이 중요한 임무이고, 숙제이기에 차근차근 맞춰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분명 스리랑카와 북한은 한국보다 약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조심스러웠다.
손흥민은 "축구에 최약체가 있나? 같은 11명이 경기를 하고, 경기는 해봐야 안다. 강팀도 약팀에 질 수 있다는 걸 느껴봤다"면서 "그 팀을 존중한다. 여기까지 왔으니 좋은 정신력으로 나올 것이다. 우리가 더 좋은 정신력,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쉽게 오는 것은 없다. 어느 팀이 됐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