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대로 수사했나'…윤 총경 檢영장 청구에 난감

檢, 경찰 집중하지 않았던 '큐브스 관계' 고리로 구속영장 청구
민갑룡 경찰청장, '부실수사' 의혹에 "검찰과 수사 영역 달랐다"
야권에서는 "조국 관계 의식한 봐주기 수사" 비판도

민갑룡 경찰청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버닝썬 사건 속 '경찰총장'이라고 불렸던 윤모 총경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올리는 점과 맞물려 경찰이 윤 총경을 제대로 수사한 게 맞느냐는 물음표도 커지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해 7일 경찰청 간담회에서 "검찰에서 수사한 부분은 우리가 수사한 부분과 조금 영역이 다르다"라며 "검찰의 수사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수사도 계속 할 것이다. 참고할 부분은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최근 집중 수사하고 있는 윤 총경 관련 비위 혐의를 경찰은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집중해 들여다봤던 영역이 달랐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사실상 부실수사를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찰은 버닝썬 사건과 관련 윤 총경을 수사한 끝에 지난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뇌물죄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은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검찰은 윤 총경이 과거 코스닥 업체 큐브스(現 녹원씨엔아이)의 대표인 정모씨로부터 주식 등 대가성 청탁을 받고 정씨의 경찰 수사를 무마해 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승리 측에게 윤 총경을 소개해준 인물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7일 윤 총경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자본시장법 위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영역이 달랐다'는 민 청장 답변과 관련 "윤 총경과 관련해 경찰은 가수 승리, 유인석 등과의 유착 의혹에 초점을 맞췄는데,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부분과는 영역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다만 윤 총경과 정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어느 정도 체크됐던 것"이라며 "검찰에 송치할 때 그런 내용이 들어가 있었고, 검찰이 해당 부분을 떼어내서 추가로 수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인지하고도 깊숙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나오는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4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정씨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 펀드(코링크PE)와도 연관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만큼, 경찰이 눈치보기식으로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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