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을 지지한다, 검찰 개혁 완수하라'라는 성명을 통해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시 자의적인 공권력의 폭주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불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며 "검찰 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촛불 민심의 명령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조국 장관을 둘러싼 논의는 매우 혼란스럽다"면서도 "모든 게 다 보이는 듯하지만 사실은 보이는 게 하나도 없는 게 작금 '조국 사태'라고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문인.작가들은 "지금 전개되는 상황을 통해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알게 됐다"며 검찰 개혁과 언론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 개혁이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를 2019년 대한민국 검찰의 행태를 통해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지금 현재 통제받지 않고 있는 검찰 권력이 휘두르는 칼날은 군부 독재 시절 총칼보다도 더 공포스럽다"고 했다.
이어 "조 장관과 그의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검찰의 칼날은 그들의 인격과 영혼마저 압수수색할 기세"라며 "문재인 정부와 조국 장관이 역설한 검찰 개혁의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앉혀버리고 말겠다는 검찰의 살기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9년 검찰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조국 후보자에 대한 수사를 요란하게 개시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이나 청문회를 준비 중인 국회마저 안중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대통령과 국회도 무시하는 검찰의 칼끝은 결국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칼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권력 하이에나나 다름없는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게 됐다"며 "또 하나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 혹은 권력 지향 집단이란 점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팩트를 가공.조작하여 퍼트림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존중으로 성립되는 민주주의 사회의 암적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자극적인 뉴스를 보도해야 한다는 맹목과 조급증에 스스로 매몰돼 있을 뿐"이라며 "그들은 '조국의 진실'을 밝힌다는 미명 하에 '조국(祖國)'을 병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인.작가들은 "기득권 지키기에만 매몰된 정치 집단은 해묵은 정쟁을 일삼고, '권력의 칼날'에서 '칼날을 쥔 권력'이 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 검찰, 이들 사이를 오가며 권력 주변을 서성이는 언론 하이에나, 이들은 '삼각 동맹'과 같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정치 개혁, 검찰 개혁 등의 시대적 과제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될까 흙탕물 튕기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던 암흑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장관은 검찰 개혁을 끝까지 완수하라 ▲대한민국 검찰은 국기 문란 행위를 당장 중단하고 검찰 개혁 논의에 참여하라 ▲대한민국 언론의 맹성을 촉구한다 ▲전국 문학인들의 서명 참여를 호소한다 등 네 가지 결의 요약 사안도 전했다.
이번 성명은 소설가 황석영.공지영.정도상, 시인 안도연.이시영.장석남 등 6인이 지난달 25일 대표로 발의해 온라인 서명이 시작됐다.
성명에 참여한 문인.작가들의 장르별로는 시(시조 포함) 611명, 소설 173명, 아동문학(동시, 동화, 청소년) 215명, 수필 61명, 평론 58명, 희곡(드라마, 시나리오 포함) 153명 등이다.
또 문인이나 작가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음악인이나 사진가, 서예인, 미술인, 만화작가 등 53명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