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화성연쇄살인' 책임 인정, 첫 대국민 사과

김영호 의원 "자백한 유력 용의자 이춘재, 피의자 전환·현재 얼굴 공개해야"
민갑룡 청장 "실체적 진실 밝히는 게 먼저…여러 법적 검토할 것"

민갑룡 경찰청장.(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갑룡 경찰청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확인된 이춘재(56)를 사건 당시 경찰이 검거하지 못해 이후 많은 희생을 치뤘다면서 대국민 사과했다.

경찰청장이 화성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성 사건과 관련해 억울하고 무참하게 희생당한 모든 분들꼐 경찰을 대표해 심심한 사의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행안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민 청장에게 "화성 살인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죽음들이 많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거나 관련 경찰들도 희생했다"며 "경찰청장이 이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다면 해달라"고 질의했다.

민 청장은 이에 "(경찰이) 빨리 범인을 검거해서 조금이라도 희생자를 줄였어야 했다"며 "당시 범인을 특정해 검거하지 못한 점, 이로 인해 많은 희생자가 생긴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희생자분들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진실을 발견하는 길을 열었으니 모든 사안에 대해 낱낱이 확인하겠다"며 "확인된 사실에 따라 희생자분들이 조금이라도 피해를 회복하고 또 한이 풀리도록 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해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이춘재의 현재 얼굴을 공개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뜨겁다. 이춘재를 피의자 전환하고 현재 모습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민 청장은 "피의자 전환과 얼굴 공개 등은 사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다음 여러가지 법적 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3일 현재까지 9차례 이뤄진 대면조사에서 이춘재가 화성사건을 포함한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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