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촛불' 보란듯 보수도 대집결…세대결 절정

3일 개천절 광화문광장 각계 보수단체 대통합
200만 서초 촛불 맞서 "300만 모였다" 자극
본격 세대결 속 '2차 서초 촛불' 대규모 전망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범보수단체 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각계 보수단체들의 '광화문 집회'가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됐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이른바 '서초 촛불집회'가 열린 지 닷새 만이다.

'광화문 집회' 주최측은 참가인원을 300만명으로 추산하며, 앞서 200만명이 모였다고 밝힌 '서초 촛불집회'를 보란듯이 자극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 양측이 서로의 응집력을 과시하면서 본격적인 세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3일 오후 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연단에 오른 황교안 대표는 "과거에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낙마한 사람도 있는데 조국은 까도까도 양파"라며 "매일 새로운 증거들이 몇건씩 나오는데 그런 사람을 임명한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게이트는 단순히 윤리의 실종, 도덕의 추락이 아닌 범법의 문제"라며 "검찰은 엄정히 수사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기독교 단체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까지 합세하면서 이날 집회 인파는 광화문광장부터 서울역까지 줄을 이었다. 곳곳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흩날렸고, '文정권 심판 조국 구속'·'지키자! 자유대한민국'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도 적잖았다.


부산에서 올라온 집회 참가자 김경주씨(45)는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을 밀고 나가는 걸 보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독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근혜 정부와 변한 게 없어 오늘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다른 집회 참가자 장양우씨(60·경기도 파주)는 "검찰을 개혁하는 건 좋지만 조국 수사와 연결하는 건 잘못됐다"며 "자격이 없는 사람을 장관으로 앉히고, 그걸 또 옹호하며 검찰을 압박하는 상황을 보면서 분노를 못 참고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이날 참가인원을 300만명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28일 200만명이 운집했다고 발표한 진보 진영의 '서초 촛불집회'를 의식한듯 100만명이나 더 많은 수치를 불렀다.

탄핵 정국이던 2016년말 촛불집회 당시 주최측은 최대 참가인원을 170만명으로, 경찰은 32만명으로 추산했다. 현재 경찰이 공식 집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보수와 진보 양측 모두 그때보다 많은 수백만의 숫자를 아무렇지 않게 내세우고 있다.

자기들의 위력 과시에 집회 참가자수를 이용하면서 세대결도 절정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진보 진영은 이날 광화문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토요일인 5일 열리는 '2차 서초 촛불집회'에 더 많은 인파가 모이도록 독려하고 나섰다.

과시와 세불리기로 흘러가면서 조국 정국에서 촉발된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 쪼개진 강대강 집회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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