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육로를 통해 병이 전파됐을 확률은 여전히 낮게 본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와 예찰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날 경기 연천군의 DMZ 우리측 남방한계선 전방 약 1.4㎞ 지점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의 혈액을 정밀 검사한 결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뒤 관련 검사를 수행 중인 환경부가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발견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까지 전국 13개 돼지농장에서 발병한 ASF의 전파 경로를 분석하는 데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환경부는 우선 "이 같은 멧돼지를 통해 ASF가 전파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밝혔다.
북측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북측의 철책은 견고하지 않아 북측에서 DMZ 내로의 야생동물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측 남방한계선 일대의 철책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있어 DMZ에서 남측으로의 이동이 차단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환경부가 야생멧돼지 전염에 의한 발병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 것은 첫 번째 확진 농가인 파주시 연다산동에 대한 설명"이라며 "해당 지역은 신도시 주변에 위치하는 등 멧돼지 서식이 어려운 환경에 있었다"는 것이다.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곳으로부터 반경 2km 이내에는 하천이 없으며, 발견 지점에서 동·북쪽 약 2km 지점에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역곡천이 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접경 지역 일대 하천은 군 과학화 경계 시스템과 창살 형태의 수문이 마련돼 있어 야생 멧돼지를 포함한 부유물을 24시간 감시 중이다.
DMZ를 사이에 둔 북한은 묵묵부답인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중국의 ASF 발생 이후 북한에 관련 남북방역 협력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지속적으로 제의했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UN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와 대북지원 민간단체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방역물품을 지원 중이다.
환경부와 국방부 등은 북한 유입 하천수 조사, 멧돼지 폐사체 예찰 등 관련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현재까지 전국에서 13차례나 이어진 ASF 발병에 정부는 경기 김포시와 파주시의 모든 돼지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농식품부는 ASF가 발생했던 농가 3㎞ 내 돼지는 모두 살처분하되 이날부터 신청을 받아 파주·김포 내 모든 돼지를 수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단, 정밀검사를 해 이상이 없는 돼지는 도축해 출하된다.
또, 지난달 18일 확진 후 추가 발병이 없는 경기 연천군은 해당 농장의 반경 10㎞ 안 돼지 농장을 대상으로만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