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레인이 물을 머금어 걸쭉해진 시꺼먼 흙을 퍼 올리자 하얀색 이불이 딸려 올라왔다.
흙더미 사이사이에 묻혀 있는 가스레인지 등 가재도구는 이곳이 주택과 식당이 있던 곳이라는 걸 알려줬다.
중장비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구조대원과 군인들이 삽을 들고 들어가 흙을 퍼 올렸다.
그 옆으로 구조대원이 인명탐지견과 함께 실종자 위치를 수색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 현장 앞에 펼쳐진 천막 아래에 앉거나 서서 흙을 퍼 올릴 때마다 눈을 떼지 못했다.
천막에는 실종자가 구조될 경우 실어 나를 들것이 놓여 있었다.
민방위 점퍼를 입은 구청 직원 등은 삽을 들고 구조 현장 인근 공장과 주택으로 흘러든 흙을 퍼냈고,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은 현장 작업자들을 위해 물과 음식을 날랐다.
인근 주민들도 안타까운 심정으로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매몰현장 바로 앞에서 30년간 공장을 운영해 온 김종찬(66)씨는 지인에게 들은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지인이 당시 사고현장 위쪽 공장에 있었는데, 갑자기 대포 소리보다 큰 '우르르르'하는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면서 흙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이 개천절 휴일이라 공장 작업자들이 많지 않았는데 평일이었으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면서, "매몰된 식당도 인근 작업자들이 자주 밥을 먹던 곳"이라고 말끝을 흐렸다.